정부가 내일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를 선정, 발표할 예정이지만 건설계획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후보지인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등 두 곳 모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벌써부터 유치 활동을 벌여온 대구ㆍ경북과 부산ㆍ경남 등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국민 사기극'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등 험한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결론부터 얘기하면 신공항은 철저히 경제성 위주로 검토해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지역민심 달래기니, 정치인들의 표를 의식한 억지 등은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 하더라도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추진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시작이 잘못됐는데 약속을 지킨다며 강행할 경우 더 큰 화를 부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특히 표를 얻으려는 이해득실에 의해 추진된 많은 지방공항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 중 김포와 김해, 제주공항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공항은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는데도 정치적으로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다.정치인들은 내지르고 뒷감당은 국민이 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될 일이다. 호남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군산공항의 국제화도 마찬가지다. 전남ㆍ광주 지역의 반대와는 별개로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육성하는 데 국제공항이 꼭 필요한 것인지, 새로운 항공수요 예측은 과연 타당한지를 철저히 따져보는 게 먼저다.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해당 지자체는 결과를 존중하고 깨끗하게 승복하길 바란다. 특히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해 '민란' 운운하며 주민들을 선동하는 작태를 벌여서는 안 될 것이다. 더불어 정치권은 이번 기회에 경제적 타당성을 외면하고 정치적 이해타산에 따라 대규모 공약 사업을 남발하는 잘못된 구태를 없애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책무도 무겁다. 평가의 공정성, 객관성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 해당 지역민들의 의구심을 말끔히 풀어주어야 한다.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만큼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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