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기자
정준영기자
이민아기자
지난 22일 열린 '4001'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신정아씨.
-신씨와 안 대표, 그러니까 저자와 발행인 사이의 관계에 호기심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안 대표가 지인의 소개로 신씨를 알게 됐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궁금증이 커진 듯하다.▲언론에 나온 것처럼 지인의 소개로 신씨를 만나 작업이 진행된 건 전혀 아니다. 그냥 보통의 저자들이 책을 낼 때와 같은 절차로 의뢰를 받았고 그에 따라서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출판을 진행했다.-출판 시기가 묘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치적인 포석 아니냐는 것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신씨가 지난해 8월까지 쓴 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일기를 출판 가능한 에세이 형식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했는데 자연스럽게 일을 하다보니 이 때 책이 나왔다. 특별히 뭔가를 고려해서 출판 시기를 잡은 건 아니다.-일기를 책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안 대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제가 편집자 출신이라 출판을 위해 처음 논의하는 과정부터 원고화 하는 과정까지 직접 진행했다. 내용에 실명을 쓸 지 가명을 쓸 지, 어느 내용을 책에 담을 지 등은 신씨가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서 특별히 개입한 건 없다.-편집자로서 일반적 개입이라는 얘기로 들리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표현이나 구성 방식에 관한 논의 수준이었다. 내용을 가감하는 수준, 즉 첨삭에는 이르지 않고 단지 배열을 손보는 수준이라고 할까. 글이나 목차의 순서를 바꿔보도록 권한다거나 오탈자를 손보는 것. 책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과거의 내용에 관한 일기에서 현 시점으로 옮겨온다거나 하는 부분 등은 완전히 일기의 형식만 취하면 지루하니까 사건의 흐름에 따라 해당 내용에 관한 소개가 담기도록 조언을 한 경우도 있었다. 신씨의 글은 항변이나 반론이 아닌 자기고백 성격이 강하다. 이 고백이 설득력을 너무 잃지 않도록 배려하는 수준이었다.-책이 이틀만에 2만부가 팔렸다. 초판은 3000~5000부 정도 찍는 게 보통임을 감안하면 엄청나다. 예상 하셨나.▲어느 정도 반응이 있을 거라곤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만들 때도 내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뜨거운 반응에 신씨는 뭐라고 하나.▲담담한 것 같다. 신씨는 책에도 적었듯이 언론이 돌을 던지면 다 맞겠다고 했다. 신씨 본인도 이 정도의 반응이 있을 거라곤 예상 못했다고 한다. 신씨와 특별한 의사교환이 있는 건 아니고, '반응 어떠냐'고 물으면 '어떠하다'고 말해주는 정도로 얘기를 나눴다. 신씨는 지나간 시간을 다 털어버리고 다시 평온하게 뭔가 열심히 하면서 새출발을 하려는데 언론은 이 점보다 커넥션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씨의 경우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뷰 등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의견을 전할 수 있었을텐데 굳이 책을 택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책은 그 자체로 언론의 기능, 발언대의 기능을 한다. 미디어의 하나로 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사실 인터뷰는 이런저런 방향으로 가공되는 수도 있다. 책은 있는 그대로 생각을 전할 수 있지 않나. 신씨는 인터뷰를 통해 "사실은 이러하다"고 말을 해봐야 대부분 안 믿어줄 거라고 생각해, 말하려는 내용의 앞뒤 주변 정황을 다 설명하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책을 택했고 아픔을 모두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기 형식을 유지하려 한 것이다.-책이 얼마나 더 팔릴 것 같나.▲10만부는 넘길 것 같다. 추가판으로 4만부 인쇄를 즉시 시작할 생각이다.김효진 기자 hjn2529@정준영 인턴기자 foxfury@이민아 인턴기자 ma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