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11일 일본을 뒤흔든 대지진으로 주요 인프라 시설이 파괴되면서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전력부족까지 겹치며 제조업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전력부족이 지속될 경우 반도체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진으로 이미 생산설비 피해를 입은 반도체업체들은 전력공급 부족 사태로 피해가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하토리 다케시 하토리 컨설팅 인터내셔널 사장은 “정전은 반도체업계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을 녹여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공정 등 대부분의 반도체 생산 공정은 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도중에 정전이 된다면 이를 망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 생산에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필수적이다. 미국 반도체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전력부족으로 오는 7월까지 일본 미호 공장의 완전한 재가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호 공장은 TI 전체 반도체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어 이에 따른 타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 2위 메모리 반도체업체 하이닉스는 일본에서의 실리콘 와이퍼 공급 부족 사태가 길어지면서 다른 해외 업체 등에 실리콘 웨이퍼 공급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공급 부족은 신예츠케미컬의 후쿠시마 공장 가동 재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신예츠케미컬은 “지진으로 입은 공장 피해를 수습하려고 하고 있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공장 내부가 어둡고 위험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생산, 공급되는 실리콘 웨이퍼는 전 세계 시장의 20%를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인 VLSI리서치는 “지진 피해지역에서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수요의 20% 가량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일본 대지진과 전력부족이 반도체 재료 수급 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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