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먼 길로 에둘러 가지 않는다. 최대한 빠른 지름길로, 그리고 100m 달리기 속도로 전력질주. 질질 끌지도, 엿가락처럼 늘이지도 않는다. 한 회만 봐도 드라마 전체 내용을 알 수 있다는 것도 옛날 말이 됐다. 이젠 한 회만 놓쳐도 따라가기 힘들다. 당연히,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은 환호하고 열광한다.최근 드라마들이 과거의 '엿가락 전개'를 버리고 스피디한 호흡과 정곡을 향해 돌진하는 직접화법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물론 탄탄한 구성과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빠르게 풀어내기 위해선 작가의 역량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예전 드라마 같았으면 3~4회로 쭉쭉 늘일 법한 내용을 한 회 만에 매조지한다. 작가와 연출자들은 더 많은 스토리와 신을 필요로 하기에 고통이 배가될 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은 신이 난다.가장 대표적인 드라마가 MBC 수목극 '로열패밀리'와 SBS '49일'이다. '로열패밀리'는 일본소설 '인간의 증명'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미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데다 권음미 작가와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가해 2년 가까이 작업하면서 최대한 군더더기를 버리고 짜임새있는 드라마로 탄생시켰다. '재벌가 이야기'는 흔하지만 '로열패밀리'의 내러티브가 독특하게 느껴지는 건 이때문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염정아와 지성이 과거 인연으로 시작해 현재 JK그룹에서 함께 있는 시간까지, 그리고 'K'란 이름으로 죽은 듯이 살아가던 염정아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야기까지 매우 빠르고 영리하게 풀어냈다. 여기에 지주회사 전환, 손녀의 비디오사건, 금치산자 축출, 대통령 후보와 밀약 등 다양한 사건을 통해 각 캐릭터들을 기술적으로 설명했다. 제작사 퓨처스원의 이동익 대표는 아시아경제신문 스포츠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정극에다가 어렵고 불친절해서 걱정이었다. 하지만 감정선을 따라가라고 했다. 구성과 리듬감이 있어야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재미있게 얘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제작자의 우려와 달리 시청자들은 자신들을 매섭게 몰아치는 드라마에 열광했다. 숨돌릴 틈없이, 생각할 여유없이 어서 따라오라고 끌고가는 드라마에 매력을 느꼈다. 그 결과 '로열 패밀리'는 수목극 1위를 질주 중이다.'49일'도 마찬가지다. 16일 첫 방송해 이제 단 2회만을 끝냈을 뿐인데 1회만에 이요원의 몸 속에 남규리가 빙의됐고, 남규리는 자신의 약혼자와 절친이 자신 몰래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드라마 내용의 절반 이상을 풀어낸 듯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이제 남은 건 남규리가 49일 안에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세 사람의 눈물을 얻어 뇌사에서 깨어나는 일이다. 이것만 갖고도 남은 18회분을 채울 수 있을까.드라마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아직 말할 수 없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 소현경 작가가 워낙 드라마를 잘 쓰고 진실된 이야기를 좋아해서 갈수록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매력을 느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드라마가 빨리 전개돼 깜짝 놀랐다. 갈수록 흥미롭다" "벌써 남규리가 약혼자와 절친의 배신을 알아버렸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며 열광했다. '로열패밀리'와 '49일'이 과연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빠른 전개로 명품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지 많은 기대가 쏠린다.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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