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 6개월만에 LG전자 환골탈태시킨 비결은?

'위기상황인식→규율있는 조직 재건→신기술'로 이어지는 경영혁신 주도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LG전자는 작년에 스마트폰 조류를 역행하고 3DTV 대전에서 사실상 판정패하면서 '신세한탄'만 늘어놓는 처지였다.그러나 구본준 부회장이 작년 9월 17일 선임된 후 6개월만에 LG전자 조직문화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구 부회장은 취임 직후 '명예회복'을 주문했다. 중요한 전제조건은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였다. 직원들에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독한 DNA'를 강조했다. 그동안 외국 선진경영기법에 어설프게 의지하려는 태도를 '자주적 위기극복' 의식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업계는 "LG전자 직원들이 '싸움닭'으로 변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예전의 공격적인 자세를 되찾았다고 말하고 있다.구 부회장은 '은둔의 카리스마'를 가진 CEO로 불린다.지난 6개월 동안 구 부회장이 대내·외 행사 및 출장 등에 나선 경우는 10회 정도에 불과하다. 구구절절 CEO 메시지를 보내지도 않는다.10월 1일 공식 취임 후 국내에서는 한국지역본부과 평택공장 방문 그리고 LG이노텍 파주공장 준공식, 법인장 회의와 노조관련 행사 참석 정도였다. 해외출장은 12월 중순 중국 텐진과 베이징 생산법인 방문과 올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쇼(CES) 참석에 그쳤다.하지만 구 부회장은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짐 콜린스가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기'에서 제안한 경영법칙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취임식에서 구 부회장은 "LG의 위상은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냉혹하게 현실인식을 했다. 이어 올 1월 미국 CES에서는 '독한 DNA와 강한 실행력'을 주문하며 규율의 문화를 강조했다. 그리고 구 부회장은 세계 최초로 듀얼코어 CPU를 탑재한 스마트폰 옵티머스2X와 FPR방식 3DTV 출시 등 신제품을 발판으로 조직혁신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LG전자 관계자는 "최근과 같이 연구개발(R&D), 영업, 기획 등 모든 직원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치열하게 회사업무에 매달린 적이 없었다"며 "가능한 이른 시일안에 실적으로 그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3,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LG전자가 올 1분기에 휴대전화부문 적자 축소 및 TV부문 재고조정 마무리로 1200억~1400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하지만 구 부회장의 앞길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세계 경제회복 지연으로 IT 및 생활가전 수요가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설상가상으로 일본 대지진이 경제에 미칠 충격파의 범위도 종잡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오너CEO이기 때문에 최근 경쟁사와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FPR 3DTV와 스마트폰 시리즈의 판매실적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CEO로서가 아니라 LG가 일원로서 위신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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