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골프없이는 못살아~'

'골프전도사' 호나우두 이어 베컴과 루니, 셰브첸코 등 골프에 열광

다른 선수들에게도 골프를 전파하는 축구계의 대표적인 골프마니아 호나우두.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축구와 골프의 닮은 점은?무엇보다 튼튼한 하체가 필요하다. 축구에서 특히 슈팅을 할 때의 중심이동은 골프의 스윙과 거의 흡사한 과정이다.골프가 중심이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축구 역시 슈팅 동작에서 디딤발로 중심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 다시 말해 공을 차는 발이 아니라 차기 위해 디디고 있는 발이 단단하게 고정돼야 한다. 그래서일까? 축구선수들은 보통 골프에 입문하면 곧바로 '마니아'로 돌변한다.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은 골프 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는 대표적인 선수다. 2002 한일월드컵 때 한국을 찾았을 때도 어김없이 골프장 나들이에 나섰는데 제주도 나인브릿지에서 플레이를 즐겼다는 후문이다. 마이클 오언(잉글랜드)도 틈만 나면 프로암대회에 자주 나타나는 선수다. 2004년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할 당시 같은 구단에 있던 지금은 은퇴한 '축구영웅' 호나우두(브라질)와 골프 한번 쳐보는 게 소원이라고 할 정도였다. 호나우두는 당연히 축구선수 최고의 '골프광'이자 전도사의 역할까지 했다. 브라질의 공격수 카카(브라질) 역시 호나우두에게 골프를 배웠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천재적인 스트라이커 안드레이 셰브첸코는 이안 폴터(잉글랜드)와 에두와르도 몰리나리(이탈리아) 등 골프스타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폴터가 최근 영국의 한 골프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셰브첸코에게 5타의 핸디캡을 주고 내기골프를 했는데 홀아웃 직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다"고 고백할 정도의 고수다. 축구는 오른발로 하지만 골프는 왼손잡이라는 게 독특하다.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골잡이 웨인 루니(잉글랜드)도 골프광이다. 지난해에는 아내의 임신중에 스캔들이 터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빗대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단과의 마찰과 불륜설에도 꿋꿋하게 골프장을 찾아 빈축을 샀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달려간다. 물론 반대인 경우도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 3부 리그 보리올의 구단주이기도 한 '유럽의 신성'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팀 훈련을 함께 소화할 정도로 거꾸로 '축구마니아'다. 지난해 9월에는 비록 8분에 불과했지만 실전에 투입되기도 했다. '세계랭킹 1위' 마틴 카이머(독일)는 어린 시절 뒤셀도르프 유소년팀 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축구장을 처음 찾았는데 당시엔 큰 관심이 없었지만 스카우트의 눈에 들어 프로축구선수가 될 뻔 했다. 웬만한 스포츠는 다 즐기는 김송희(23ㆍ하이트)는 어릴 때 골프와 축구를 병행했다. 김송희의 피트니스를 담당했던 안드레아 도타토 역시 "김송희는 어릴 때 축구를 했기 때문에 하체가 특히 강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는 모든 구단의 경기를 볼 수 있도록 거실에 TV를 다섯 대나 설치했다. 리버풀FC를 응원하며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한유럽마스터즈에 참가했을 때도 공식연습 대신 챔피언스리그 시청을 택할 정도였다.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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