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스락-락앤락, 밀폐용기 마케팅戰 치열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이달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앰비엔테' 전시회. 입구 광장에는 락앤락과 글라스락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앰비엔테는 매년 10만명 가량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생활용품 박람회다. 광장 깃발은 주최 측이 홍보용으로 마련한 자리다. 참가 업체는 사용료를 지불하고 행사 기간 동안 깃발을 걸 수 있다. 지난해 이 자리에 깃발을 게시한 건 글라스락 뿐이었다. 글라스락 관계자는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입구 광장을 꼭 지나쳐야만 한다"며 "당시 브랜드 홍보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이번에 락앤락이 광장 깃발에 동참한 것은 지난해 글라스락의 홍보에 자극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글라스락 바로 옆에 락앤락 깃발이 걸렸다"고 말했다. 올해 앰비엔테 참가 업체 중 깃발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락앤락과 글라스락 뿐이다. 국내 양대 밀폐용기 브랜드만이 깃발을 내건 셈이다.
국내 밀폐용기 업계의 마케팅 싸움은 국내에서 더 치열하다. 글라스락(삼광유리)이 공격하고 락앤락이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업계 2위인 글라스락은 올해를 기점으로 락앤락을 넘어설 기세다. 업계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락앤락이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는 이유다.국내 대형마트 내 오디오 광고는 글라스락이 재빠르게 선점해 락앤락을 따돌린 경우다. 글라스락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개 대형마트에서 오디오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마트의 전국 매장에서는 1시간에 3번 가량 글라스락 광고가 매장 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올 초 집 근처 이마트를 찾았다가 글라스락 광고를 접한 김준일 락앤락 대표가 회사에 불호령을 내렸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바로 오디오 광고에 진입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종업계 업체와는 추가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조약 때문에 락앤락은 입맛만 다셔야 했다. 두 업체가 마케팅으로 격돌하는 것은 마케팅을 강조하는 CEO의 스타일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김준일 락앤락 대표는 소비자가 외면하던 락앤락을 들고 홈쇼핑에 진출, 회사의 성장을 이끈 마케팅 전략가다. 2001년 세운 분(分)당 매출액 1000만원의 기록은 아직도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하이트소주 대표를 역임한 황도환 삼광유리 대표는 업계 2위였던 하이트맥주가 오비맥주를 넘어서게 만든 마케팅 주역이다. 최근 그는 사내 홍보팀에 "이제 홍보를 강화할 때"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글라스락은 앞으로 마케팅 공세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글라스락은 "그동안 홍보가 미흡했다는 평이 있다"며 "올해부터는 적극적으로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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