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터치스크린 입도선매 등 '못된경영' 행태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미국 애플사가 태블릿PC용 터치스크린을 '입도선매(立稻先買)'하는가 하면 새로운 구독시스템 수수료와 관련해 미국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못된경영'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태블릿PC용 터치스크린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 세계 전체 생산가능 물량 중 60%가량을 선주문했다. 터치스크린제조는 시설투자비용이 커 생산용량을 갑작스럽게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경쟁자들은 올해 생산목표량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이 윈테크, TPK 등 주요 터치패널업체 생산물량을 독점했기 때문에 현재 터치패널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며 "RIM, 모토로라, 휴렛패커드 등 경쟁업체들도 부품확보에 나서고 있어 2군업체들은 이미 게임에서 밀려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LCD(액정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터치스크린 선점에 나선다는 소문은 지난해 12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부터 나돌았다. 지난해 아이패드 1400만대 판매 성과를 올렸으나 터치스크린만 충분히 공급됐다면 더 많이 팔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애플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따라서 아이패드2가 출시되는 올해는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터치스크린을 선점하려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올해 아이패드 45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애플이 핵심 부품을 대량 선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에는 미디어플레이어 아이팟3를 출시하면서 플래시메모리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2009년 1/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생산한 낸드플래시메모리를 거의 전량 사들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15일 애플이 발표한 새로운 콘텐츠 구독시스템에 대해 미국 법무부가 불공정행위 조사에 나섰다. 유럽연합은 아직 조사를 시작하지 않앗으나 유럽위원회 대변인이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대응이 예상된다. 문제는 수수료다. 애플 단말기를 이용해 미디어를 처음 구독하는 신규구독자 발생시 구독수수료의 30%를 애플이 챙긴다. 랩소디, 알디오 등 음원 공급업체들은 특히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반발하고 있다. 음악콘텐츠의 경우 저작권 비용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수수료 30%를 떼면 적자라는 것이다. 게다가 경쟁사인 구글이 지난 16일 애플과 유사한 자체 구독시스템을 발표하면서 수수료를 10%로 책정해, 콘텐츠업계 사이에서 애플 수수료에 대한 반발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해 5월에도 디지털음반시장 점유율 70%를 초과해 미 법무부로부터 불공정행위 관련 조사를 받았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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