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인 MBC '웃고 또 웃고'가 17일 오전 첫 방송됐다.이날 오전 12시 35분 방송된 '웃고 또 웃고'는 첫 방송된 지 3년 7개월 만인 지난 2009년 9월 종영한 '개그야' 이후 1년 5개월 만에 MBC가 내놓은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개그야' 이후 버라이어티 쇼 개념을 도입한 코미디 프로그램인 '하땅사'는 7개월 만에 저조한 시청률 속에 막을 내렸고, '꿀단지'와 '개그쇼 난생처음'은 모두 3개월 만에 낮은 시청률에 무릎을 꿇었다.이날 첫 방송된 '웃고 또 웃고'는 KBS2 '개그콘서트'와 달리 소규모의 관객을 대상으로 한 연극식 콩트 코미디를 선보였다.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서승만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추억은 방울방울'이나 김현철을 전면으로 내세워 TV 예능 프로그램 기획회의를 하는 과정을 그린 '전설의 김PD'는 방청객이 없는 공간에서 촬영한 것을 내보내 다양성을 꾀했다.'웃고 또 웃고'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탠딩 개그보다 복고풍의 콩트 코미디가 시추에이션 코미디가 주를 이뤘다는 점이다. '위대한 법정' '혜자쇼' '추억은 방울방울' '쉿~!' '전설의 김PD' '꿈의 대화' '내 사랑 내 곁에' 등 총 7개의 코너가 소개됐다. 이는 통상 10개 이상의 코너로 꾸며지는 '개그콘서트'보다 적은 분량으로 평균 한 코너당 러닝타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의미다. 연극적인 구성과 긴 러닝타임 탓인지 대부분의 코너는 호흡이 길고 느슨한 느낌이었다. 출연진들이 코너의 웃음 포인트를 찾아내지 못한 탓인지 호흡의 강약조절도 부족했다. '위대한 법정'에서는 "조용? 조용필 노래 중에…" 식의 느닷없는 언어유희 개그가 끼어들어 흐름을 깨는 경우가 자주 보였고, '혜자쇼'의 마지막을 장식한 김혜자의 영화 '마더' 패러디는 맥락과 상관 없는 개그로 효과가 반감됐다.'추억은 방울방울'은 스마트폰 촬영이라는 특징을 내세웠지만 기존의 촬영방식과 차별화할 만한 웃음의 요소를 끌어내지 못했고, '쉿~!'은 개그 코너로 쓰이기엔 연극적인 인상이 지나치게 강했다. 또 '꿈의 대화'와 '내 사랑 내 곁에'는 단순한 패턴의 반복적인 느낌이 강한 데다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만한 유머나 남녀관계의 단면을 끄집어 내는 예리한 면이 보이지 않았다. '웃고 또 웃고'에는 김현철 김지선 김경식 등 베테랑 선배 개그맨들과 '개그야' 출신의 김미려 정성호 최국 황제성 등의 후배 개그맨들이 합세해 눈길을 끌었으나 대중의 입맛에 맞추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방송된 '웃고 또 웃고'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에도 일부 참신한 시도와 개성 있는 패러디, 김미려 김지선 정성호 김현철 등의 번뜩이는 유머 감각이 잠재적인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웃고 또 웃고'의 첫 방송이 그다지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볼 만하다. 복고풍의 코너 구성과 재능 있는 선후배 개그맨들의 조합이 잘 이뤄진다면 '개그콘서트'와는 또 다른 성격의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은 프로그램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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