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가려움'이라는 감각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에 따라 아토피처럼 가려움을 동반하는 질환을 치료하는데 새로운 길이 열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이성중 교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한상규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미퀴모드(Imiquimod)라는 화합물이 특정 감각신경세포를 자극, 가려움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쥐 동물실험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가려움운 어린이 아토피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질환이 될 수 있지만 지금까지 가려움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경로로 인식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 인식과 달리 가려움은 피부질환과 전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는 '감각'의 일종으로 신경세포에 의해 전달된다. 때문에 가려움을 느끼는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가려움 유발 물질과 이에 반응하는 감각신경세포 및 신경신호전달 메커니즘을 밝혀야 한다. 이 교수팀은 생쥐의 감각신경세포를 배양해 이미퀴모드에 반응하는 세포를 가려냈다. 이 결과 신경세포 중 일부 감각신경세포가 이미퀴모드, 히스타민 등 가려움 유발물질에 반응해 신경신호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즉, 특정 감각신경세포가 우리 몸에서 가려움을 전달하는 신경세포로 기능한다는 것이다.이미퀴모드가 가려움을 유발하는 기전을 밝혀낸 것 역시 이번 연구의 성과다. 이미퀴모드는 항바이러스 기능을 지닌 화합물로 피부암 치료제 등으로 사용되는데, 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는 것이 부작용으로 꼽혔다. 이 교수팀은 이미퀴모드가 신경세포 내에서 소포체막 단백질을 자극해 칼슘 신호를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신경세포의 활동전위(전기신호)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가려움을 유발하는 특이한 감각신경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며 "향후 이 감각신경세포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아토피 등의 질환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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