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번엔 진흥기업이다. 지난 8일 월드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11일에는 진흥건설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채무상환 유예를 요청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에 중견건설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1일 금융감독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진흥기업은 지난 10일 오후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우리은행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시한이 지난해 말 만료됨에 따라 회사가 워크아웃 신청을 할 수 없어 은행과 회사가 다른 해법을 찾고 있다"라면서 "진흥기업이 경영정상화 방안을 먼저 가져오면 이를 바탕으로 채권단과 관련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기촉법 하에서는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하면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기촉법의 효력이 끝나 사실상 채권단의 100% 지지를 얻어야 워크아웃이 가능해진다. 한 금융업 관계자는 "사실상 워크아웃이 진행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라며 "채권단과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돌입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1959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한 진흥기업은 1970년 12월 괌에 해외지점을 낸 후 이후 미국,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에 해외지사를 설치했으며 국내 10대 종합건설회사였다. 1977년 6월에는 기업공개를 통해 증권거래소에 주식 상장도 했다.그러나 1979년 오일 쇼크 이후 공사대금이 쌓이면서 사세가 기울어 1987년 산업합리화 업체로 지정됐었다. 관리종목을 벗어나는 데 12년이 걸렸다. 2000년 10월에는 서울 후암동 지금의 위치로 본사를 이전했다.이후 2002년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부산백화점과 버스터미널 부지 등 핵심 자산을 만도에 매각했고 같은 해 8월, 전홍규 사장이 대주주로 취임하면서 2003년, 530억원의 적자가 42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2004년에는 85억원, 2005년에는 193억원의 순익을 냈다. 효성의 계열회사로 편입한 해는 2008년이었고 2009년 12월 이종수 부회장 대표이사를 선임했다.지난해 6월 실시된 건설사 신용위험평가에서 A~D 4개 등급 중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 판정을 받은 진흥기업은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금난에 시달려 2009년에는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각각 410억원, 1500억원 기록했다 또 부산, 울산 등 지방을 중심으로 한 주택사업의 부진과 공격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도 진흥기업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이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10월 효성건설에 대해서도 사업부진에 따른 실적악화로 청산절차를 밟은 바 있다. 현재 효성그룹 내 건설부문은 건설사업부문(PU)과 진흥기업이 맡고 있던 상황이었다.한편 지난 8일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73위 월드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어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조민서 기자 summe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