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올 겨울은 어느해보다 춥고 눈도 많이 내린다. 웬만해선 영하 10도는 그냥 그런가보다 한다. 이렇다보니 추워야 제맛인 스키장들은 신났다. 자연설도 넉넉해 슬로프의 설질은 최고 수준이다. 그래서 전국의 스키장은 밤ㆍ낮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먼길 달려 찾은 스키장에서 무작정 스키만 타고 돌아간다면 뭔가 잃어버린 듯 허전함을 느낄것이다. 왜그럴까? 이유는 하나다. 각 스키장속에 숨어 있는 특별한 1%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개조차 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들은 알아서 찾고, 즐길 사람들은 최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스키리조트들의 숨은 보물들이다. 자~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다가오는 주말, 스키장들이 숨겨놓은 1%를 찾아 훌쩍 떠나보시라. 쉿~ 소문나면 붐뷘다. 조용히 조용히 찾아가시라.
무주리조트 티롤호텔 전경
#1 '황제의 Room'--무주리조트 티롤 501호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무주리조트. 그중에서도 심장으로 통하는 티롤 호텔은 특별하다. 사람들을 많이 받기 위한 리조트의 본분을 잊은듯 하다. 소개도 없고 홍보도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티롤호텔만 찾는다. 그만큼 찾는 이유는 당연이 있다.오스트리아 티롤주의 2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쉬탕글비르트 호텔을 모티브로 지은 티롤. 114실 규모의 정통 유럽풍 스타일이다. 쫙쫙 뻗은 오스트리아풍 건축 양식에 섬세한 벽화와 적상목이 눈길을 끈다. 돌 하나하나 나무 자재 하나하나가 모두 물건너 왔다. 고급 욕조와 오스트리아풍 스토브 난로까지 그저 방에 누워만 있어도 '요들송'이 들려오는 듯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티롤의 방중에서도 늘 501호를 찾는다. 티롤에서도 가장 특별한 황제의 방이기 때문이다. 세븐 써미츠 스위트로 불리는 '마이클 잭슨' 방이다.
501호 마이클잭슨 글귀
이 방의 역사는 1997년 11월로 거슬러간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마이클 잭슨이 바로 이 방에 묵은 것. 놀라운 건 마이클 잭슨이 침대 옆 나무 협탁에 적어 놓은 글귀.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해주십시오. 한국은 '신'(god)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 이 방엔 명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수제 청동욕조. 시가 1억원이 넘는 이 청동욕조는 티롤에서도 이 방 한 곳에만 있다. 방 구조는 심플하다. 방 1개에 거실 1개. 조리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을 뿐이다. 방값은 500만원대. 물론 마이클 잭슨 마니아에겐 1000만원 이상을 주고 묵어도 아깝지 않을 방이다. 티롤에서는 마이클 잭슨은 물론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 한류스타 배용준, 골프 여왕 박세리가 묵었던 흔적을 찾는 재미도 솔솔하다. #2 동굴와인카브 레스토랑 --곤지암리조트 '라그로타곤지암리조트는 서울에서 40분 거리에 있다. 퇴근후 스키를 즐기려는 직장인들로 항상 넘쳐난다. 하지만 허영만 화백을 비롯한 와인을 즐기는 애호가들도 곤지암으로 향한다.
동굴 와인카브 라그로타
샤또 페트뤼스, 샤또 라뚜르, 로쉴드, 무똥 등 구하기 힘든 빈티지 그랑크뤼급 와인이 레이블별로 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와인이 저장된 장소는 특이하다. 산자락을 수평으로 파내어 총 길이 100m, 높이 5.4m, 폭 8m로 'ㄷ'자형 동굴와인카브인 '라그로타'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최초의 진정한 동굴와인카브로 10만여병의 와인을 저장할 수 있다. 자재도 미국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와이너리 '나파밸리'를 모티브로 와인랙(와인저장대) 등 주요 시설물은 나파밸리에서 사용하는 자재 그대로 도입했다.'라그로타'는 와인저장고인 '카브'와 이태리풍의 와인레스토랑 그리고 와인 시음장, 와인강좌, 와인음미법 등을 즐길 수 있다. 카브 내부에는 콘도회원 대상으로 최대 12병까지 무료로 와인을 보관할 수 있다. 개인 와인을 와이너리처럼 보관하고 이용할 수 있는 키핑(keeping)서비스를 제공한다.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등 14개국의 360여종의 엄선된 와인중에 가장 비싼 것은 판매가 630만원이다. 프랑스산 샤또 라뚜르 1982 빈티지로 동일한 와인을 특급호텔 사면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다. 그 외에 495만원인 샤또 페트뤼스 등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빈티지 그랑크뤼급 와인들을 맛 볼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3 '황제 슬로프'--보광 휘닉스파크 '마스터즈' 보광 휘닉스파크의 '마스터즈'라 불리는 슬로프는 손님을 가려 받는다. 고가의 돈을 낼 수 있는 황제족만 대상이다. 마치 미국 PGA투어 마스터즈대회를 여는 오거스타GC 같다.
보광 휘닉스파크 슬로프 전경
올해부터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한 마스터즈는 회원권 가격부터 입이 쩍 벌어진다. 1인당 550만원으로 4인 가족은 1,650만원의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일반 시즌권이 40만~50만원대임을 감안하면 10배에 달하는 고가다. 회원도 200명으로 한정된다. 가격은 높지만 서비스를 따지면 결코 아깝지 않다. 우선 국가대표급 명품 강사들과의 1대1 프라이빗 강습. 이 개인 강습을 무제한 무료다. 일반 스키장 데몬급 강사 개인 레슨 가격이 8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최고의 혜택이다. 또 마스터즈 회원 전용라운지 이용. 콩나물 시루 같은 스키장 라운지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분위기도 명품급이다.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방불케 하는 정갈함은 기본이고 모든 게 공짜다. 간단한 다과, 심지어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끈따끈한 차도 무료다. 부대시설 할인도 있다. 휘팍의 모든 방은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다. 워터파크는 균일가 1만원이다. 슬로프는 초보자 코스인 펭귄 슬로프 옆에 있다.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아예 회원전용리프트가 따로 있을 정도. 슬로프 길이는 650m. 200명이 한번에 타도 텅텅 빌 정도다.#4 스키장 유일의 영화 개봉관-비발디파크 '비바아트홀'국내 스키장 유일은 물론 강원도 홍천에서 유일한 신작영화 개봉관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할까요? 정답은 바로 비발디파크다. '비바아트홀'은 전 세계 동시개봉하는 영화를 상영하면서 스키장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대명 비발디파크 개봉관 비비아트홀
영화관은 한마디로 관객을 위한 시설들로 가득하다. 좌석은 87석이지만 안락하고 넓직하다. 특히 스크린과 첫 좌석이 10m 정도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맨 앞좌석에 앉아서 감상하는데 무리가 없다.스크린은 8.7m *3.8m 로 대형이다. 서울시내 멀티플렉스 상영관과 동일한 영화감상이 가능하다. 또 전문 영사기사를 영입해 개봉작들을 평균 월 2회 교체하고, 최근 붐이 일고 있는 3D영화 관람도 문제없다.첫 상영시간은 오전 9시, 마지막 상영시간은 밤 10시40분 하루 6회로 영화 3편이 순차적으로 상영한다.상영영화는 가족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과 청소년, 성인을 위한 액션 판타지 영화를 선정해 리조트를 찾은 사람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현재는 '트론'과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황해 등이 상영중이며 일반가 대안 8천원 소인 7천원, 단체나 조조는 6천원이다.이외에도 지하 7천여평에 범퍼카, 티컵, 회전목마 등의 놀이기구 시설을 갖췄다. 또 지난해 12월에 문을 연 어린이 테마체험공간 키즈월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키즈월드는 세계문화예술체험, 세계요리체험, 세계드라이빙, 어린이도서관, 어린이 영화관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름과 겨울 성수기 시즌에는 야간개장을 한다. 조용준 기자 jun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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