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거리에는 구세군 남비가 등장하고, TV에서는 소외된 불우이웃을 돕자는 얘기들이 이어진다. 한해를 결산하고,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 겨울나기가 버거운 이웃들과 온정을 나누다 보면 마음이 한층 더 풍요로워진다.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증시는 내일이면 폐장이다. 중국의 긴축 우려, 남유럽 위기의 재부각,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지난해 무려 50% 가까이 폭등하며 적잖은 가격부담을 느낄만 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런 대내외 악재에도 20% 이상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덕에 2008년 10월말 한때 900선까지 무너졌던 지수는 2000선에 안착했다. 메가톤급 악재를 이겨내고 상승을 이어온 증시.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 20.8%는 글로벌 증시 상승률 10.9%의 배 가까이 된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 기록을 90만원대 중반으로 높이고, 현대중공업 LG화학 현대차 등이 2배 가량 상승하며 상승장을 주도한 결과다. 하지만 상장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형주들은 상승장에서 철저히 소외받았다. 코스닥은 아예 올해 마이너스였고, 코스피 중소형주 지수 수익률도 코스피에 비해 절대적으로 저조했다. 이달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하는 랠리에서도 20일 평균 ADR(Advanced - Decline - Ratio, 등락비율)은 한번도 100을 넘지 못했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하락종목이 상승종목보다 많았다. ADR은 상승종목수에서 하락종목수를 나눈 값에 100을 곱해 구한다. 즉, 100을 넘으면 상승종목수가 많고, 100 이하면 하락종목수가 많다는 얘기다.이같은 실제지수와 체감지수는 30여년만의 강추위를 대하는 이달 들어 더욱 심하다. 코스피가 지난해 9월 1700선을 회복한 이후 올해 7월까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박스권 상단을 타진할 때 ADR은 매번 120까지 상승했다. 2000을 돌파한 이달 체감지수가 박스권 장세보다 못하니 개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2011년 증시에 대한 현재 여의도 시각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1월 효과가 있다,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상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란데는 이견이 없다.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는 투자자라면 대형주와 중소형주 중에서 고를 수 있다지만 이미 중소형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들고 가야할지, 대형주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하나대투증권은 새해에 중소형주에 대해 한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고 분석했다. 첫째 근거는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다. 1월은 통상 다른 달보다 증시가 강하다. 특히 소형주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다음이 대형주다. 올 한해 소외됐고, 12월에 더욱 더 소외된 소형주들에게도 순환매가 오지 않겠냐는 분석이다.둘째 근거는 금리다. 현재 국내 금리는 바닥을 쳤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금리인상 요인이 많은데 정부가 억지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할 정도다. 내년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금리상승은 중소형주에 긍정적이다. 최근 10년간 국고채 수익률과 소형주 상대강도는 유사한 흐름을 이어왔다. 한편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장중 내내 보합권에서 오르락내리락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한 주택 경기 및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내년에도 지속돼 전반적인 소비 심리와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연말 특수로 인한 소매 판매가 '반짝' 증가했다는 소식이 유일한 호재로 작용했으나 상승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0.51포인트(0.18%) 오른 1만1575.54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0.97포인트(0.08%) 오른 1258.51에 마감된 반면 나스닥 지수는 4.39포인트(0.16%) 하락한 2662.88을 기록했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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