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구자일 코멕스 대표가 내년도 사업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즉시행동' 경영철학 밀폐용기의 원조"아이디어 바로 실천" 全직원 명찰 패용[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인터뷰를 위해 코멕스산업(이하 코멕스) 본사 사무실로 들어섰다. 목에 명찰을 건 사내가 기자를 맞는다. 명찰에 쓰인 문구가 눈에 띈다. '즉시행동'. 기자가 머뭇거리자 그가 다가왔다. "구자일입니다." 국내 2위 플라스틱 밀폐용기 업체 코멕스의 수장(首長), 구자일 대표다. '즉시행동'이란 말은 내년도 회사 성장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다. 코멕스 전 사원이 같은 문구가 적힌 명찰을 몸에 지니고 있다. "행동이 굼뜨면 빠르게 변하는 세계 시장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변화가 필요할 때 바로 행동에 옮기라는 의도로 명찰 착용을 지시했습니다." 코멕스는 밀폐용기 산업의 '원조'다. 1971년 설립된 후 밀폐용기를 국내 최초로 만들었고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밀폐용기, 물병, 젖병 등 생활용기에 매진해 왔다. 총 매출액 중 수출이 70% 가까이 차지하는 전형적 수출형 강소기업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600억원으로 국내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에선 락앤락에 이어 두 번째다. "라이벌 회사지만 락앤락은 본받을 점이 많은 회사입니다. 무엇보다 고객에게 다가서는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죠." 그는 라이벌 칭찬만 하는 '착한' CEO일까. 기자의 마음을 읽은 듯 구 대표는 이내 "하지만 만년 1등은 없다"며 눈을 빛냈다. "우리 나름의 강점과 비전이 있습니다. 선두 업체를 벤치마킹해서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발전시켜 나가면 성장할 수 있는 동기가 오기 마련입니다." 자신감의 원천은 품질이다. 코멕스의 전체 수출액 중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국과 거래하는 비중만 70%에 이른다. 이들 나라에선 락앤락보다 시장 점유율이 높다. 그만큼 코멕스 제품의 품질을 해외에서 인정하는 셈이다. "선진국은 제품 선정 기준이 까다롭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많이 수입한다는 것은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외국 바이어들은 품질을 절대 기준으로 삼는 법이니까요." 코멕스 품질의 핵심 축은 디자인. 지난 2004년 밀폐용기 '바이오킵스'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클로켄'으로 iF제품 디자인 어워드까지 수상했다.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2개를 거머쥐었다. 디자인상을 수상한 밀폐용기 업체는 세계서 코멕스가 유일하다. 구 대표는 요즘 내년도를 대비한 계획 짜기에 여념이 없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준비 중이다. "디자인 강화는 지속되는 것이고요. 유리형 밀폐용기와 프리미엄급 밀폐용기를 새롭게 선보일 생각입니다. 새로운 영역을 찾는 건 코멕스 특유의 DNA거든요." 구 대표는 "열심히 매진한다면 3년이든 10년이든 점프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며 "우리 나름대로 충전하며 앞으로 나아갈 뿐"이라고 말했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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