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甲乙없고 ‘협력’만 있다

[건설위기, 상생으로 이긴다]기술은 나누고 경쟁력 하나로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건설업계에 있어 협력사와의 ‘상생’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화된 부동산시장 침체로 타격을 받은 건설사들이 기술공유, 업무협조 등을 통한 ‘동반성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정부 역시 ‘동반성장’이라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 이달 초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초대 위원장으로 한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돼 동반성장 추진시스템 정착이 본격화됐다. 위원회는 앞으로 대·중소기업간 거래상, 업종간 갈등요인을 발굴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대표 단체들간 소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건설업계는 공사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불공정 하도급거래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나섰다. 롯데건설의 경우 지난 11월 ‘동반성장추진사무국’을 신설해 불합리한 거래는 방지하고 협력사와 동반·지속성장을 함께 하는데 뜻을 모았다.

박창규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협력사와 동반성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협력사를 방문하는 등 상생에 직접 나서고 있다. / 롯데건설

◇협력사, 새로운 ‘성장동력’박창규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7일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협력업체 일호인터내셔널의 신축 철근콘크리트 공장을 방문했다. 일호인터내셔널은 철근콘크리트 분야에 경쟁력을 지닌 전문건설사로 롯데건설과는 지난 10년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박 대표가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공장견학과 함께 협력사와 동반성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실제 박 대표는 지난 3년간 롯데건설의 우수협력사로 선정된 일호인터내셔널의 임직원들과 함께 베트남 등 해외시장 동반진출은 물론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이 자리에서 롯데건설은 동반성장을 위한 ▲자금지원 ▲교육·인력지원 ▲기술·역량지원 ▲교류 확대 ▲공정문화 확립 등 5대 추진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현재 주요 그룹이 시행하고 있는 상생협력펀드 중 최고 금리 감면(기본 2%, 최대 2.5%)을 받을 수 있는 롯데건설 상생협력펀드에 대한 설명도 실시했다.롯데건설의 동반성장추진사무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지원은 우량 협력사의 경쟁력이 롯데건설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건설은 우량 협력사를 계열화하고 산업 내 동반성장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한다는 방침이다.박 대표는 “지난 10월 롯데그룹의 동반성장추진사무국 설립에 이어 11월에는 롯데건설 내에 동반성장추진사무국 조직을 신설했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와 지속 성장이 가능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재무분야 컨설팅 지원… 신용등급 관리까지롯데건설이 지난 11월 신설한 동반성장추진사무국의 위원장은 다름 아닌 박창규 대표이사다. 이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대표가 직접 나서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동반성장을 위한 5대 추진과제 이외에도 롯데건설은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에 저금리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하도급 대금의 현금 결제 비율을 확대하고 대금 지급 기일을 더욱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협력사의 교육·인력 지원과 기술·역량 지원을 위해 우수협력사로 선정된 경영자들에게는 해외연수 및 경영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우수 인력 채용을 위한 상생협력 채용박람회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롯데건설은 협력사 경영진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재무분야 컨설팅을 통해 원가율 개선과 신용등급을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협력사와의 성과공유 차원에서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을 단축하거나 공사비를 절감한 경우에는 현금 인센티브도 지급하고 있다.협력사와의 공정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사내 공정거래 교육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주관으로 ‘하도급 공정거래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 ◇전자조달 시스템 도입, ‘투명성’ 확보롯데건설은 조달 업무의 온라인화를 통해 불필요한 부조리 발생 요인은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웹을 기반으로 한 ‘전자조달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지난 2003년 도입된 전자조달시스템은 웹 기반의 정보기술을 적용해 협력회사 정보관리를 온라인화한 구조다. 롯데건설은 입찰, 계약, 정산, 각종 보증서 제출, 재증명 발급 등 ‘건설조달 프로세스’를 철저히 온라인화 하는데 성공했으며 2007년도에 전사시스템과 통합을 완료했다.조달 프로세스 전 분야가 온라인상으로 원스톱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계약이나 공사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조리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비용절감은 물론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했다. 특히 공정성과 편리성, 신속성을 목표로 구축된 이 제도는 동종 업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협력사와의 상생경영에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 2005년 윤리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투명성이 기업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는 판단에 모든 임직원이 업무와 관계되는 일체의 금품과 향응은 주고받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회사에 제출했다. 회사가 운영 중인 ‘윤리경영 홈페이지’ 또한 직원들의 윤리의식 확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회사가 정한 윤리 강령 행동 규범은 직원들이 사규 못지않게 철저히 지켜갈 정도로 회사 문화로 뿌리 내리고 있는 셈이다.한편 롯데건설은 윤리경영을 지원하는 전담 부서인 ‘윤리 사무국’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명절 때는 윤리사무국 산하에 ‘선물 반송센터’를 운영, 직원들이 업무와 관련된 선물을 받을 경우에는 다시 돌려주거나 기금을 조성해 자선단체에 보내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협력사와 동반성장이 가능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며 “투명한 경영을 통해 협력사는 물론 롯데건설도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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