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무르' '콩고' 방송..3사 다큐전쟁서 저력 과시할까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흥미 위주의 다큐는 찍지 않겠다는 게 가장 기본적인 제작방침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인간과 동물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다큐멘터리 원조 KBS가 올 연말과 내년 초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와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콩고' 등 두 편의 다큐 대작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지상파 3사 다큐 전쟁에 불을 붙였다.KBS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아무르'와 '콩고' 제작발표회를 갖고 13분 가량의 시사회와 함께 기획의도와 촬영 에피소드 등을 밝혔다.'아무르'는 몽골에서 발원해 러시아-중국의 국경을 가르며 길이 4400km로 흐르는 아무르강을 주무대로 펼쳐진다. 아무르강은 동북아 생태와 문화의 원류이자 호랑이와 표범, 사향노루, 두루미, 귀신고래 등 세계적 관심이 쏠린 멸종 위기종의 마지막 서식지다. 접경지역에다 한대지역이어서 아무르강 지역은 세계 유수의 방송사들이 거의 다루지 않은 미답지로 남아 있었다.KBS는 오는 19일 프롤로그 '깨어나는 신화'를 방송하고, 내년 3월 '초원의 오아시스' '타이가의 혼' '검은 강이 만든 바다'와 에필로그 '아무르강 4400km'을 방송할 예정이다.또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지켜진 콩고 열대림을 다룬 '콩고'는 내년 1월1일 프롤로그 '미지와의 조우'가, 3,4월에 '암흑의 심장을 가다' '모든 강을 삼키는 강' '잃어버린 숲은 혼'이 잇따라 방송된다.지난해 말 MBC '아마존의 눈물' 이후 다큐가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최근 MBC '눈물시리즈' 3부작 '아프리카의 눈물', SBS '최후의 툰드라'로 지상파 방송사 간의 다큐전쟁에 불이 붙었다. 특히 이들 다큐는 김남길, 현빈, 고현정 등 스타 배우들을 내레이터로 캐스팅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KBS는 그러나 MBC, SBS와는 다른 노선으로 차별화를 하겠다고 선언했다.'아무르'의 이광록PD는 "요즘 추세가 유명인을 내레이터로 쓰고 있어 솔직히 부러웠다"고 웃으며 "여성팬들이 현빈의 목소리 듣기 위해 끝까지 귀를 열어놓는 모습을 보며 잠시 유혹도 있었지만 공영방송답게 정통으로 가자는 기본 방침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아무르'는 성우 정형석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PD는 타사 다큐와 차별화된 점을 묻는 질문에 "3사가 모두 색깔이 다른 것같다. SBS는 촬영기법과 편집, 전달방식이 다르고, MBC는 시청자들의 감정의 고저를 잘 아는 것같다"며 "KBS는 최대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면서 할 얘기는 하고 간다. 하지만 흥미가 위주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했다.이어 이PD는 "기본적으로 프레임 자체가 다르다. 우리는 멀리서 관조하는 느낌의 앵글을 담아냈고 타사는 단시간에 눈길을 끌고자 하는 부분에 치우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KBS는 정통 다큐에 맞게 촬영했고 편집했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이 PD는 아무르를 택한 이유에 대해 "KBS가 그동안 자연 다큐에는 강세를 보였지만 문명 다큐와 관련된 대형기획물은 생산이 안됐다. 자연을 통해서 본 문명은 어떨까는 고민에서 출발했고 이왕이면 희소성 측면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분이 경쟁력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와 얼굴도 비슷하고 식물상, 동물상이 모두 비슷한 점이 장점이 될 지, 단점이 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아무르'가 초고속카메라 케이블이 얼어서 부러지고 수중촬영을 위해 입수하자마자 수경이 얼어붙는 극한의 추위와 싸웠다면 '콩고'는 밀림 속 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특히 '콩고'의 정희천 촬영감독은 "고릴라가 카메라를 뺏어가 실랑이를 벌인 끝에 내가 이겼다"고 웃으며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담아낸 영상들이다. 흥미 위주보다 자연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은 진솔한 이야기로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KBS가 과연 대중들에게 성큼 다가선 타사 다큐와 전쟁에서 '다큐왕국'의 저력을 발휘할 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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