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그야말로 한국골프의 '르네상스시대'다.올해 미국과 일본, 아시아 등 세계프로골프투어에서는 한국인 상금왕이 무려 4명이나 탄생했다. 최나연(23)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퀸'에 올랐고, 신지애(22)는 당당하게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또 김경태(24)와 안선주(23)는 일본에서 남녀상금왕에 올라 일본 열도를 초토화시켰다. '아이돌스타' 노승열(19ㆍ타이틀리스트)은 메이뱅크 말레이시안오픈 우승을 토대로 아시안(APGA)투어 '최연소 상금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장밋빛'이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골프 '금메달 싹쓸이'의 신화를 창조했고, 김비오(20)와 강성훈(23)은 지난 7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통해 '꿈의 무대'에 입성했다.국내 현실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점에서 더욱 놀랄만한 일이다.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과 달리 한국에서의 골프는 수 십 년째 '사치성 유희'라는 사시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선수들을 불러 체육훈장을 수여하지만 그 이면에는 골퍼들이 아직도 카지노 등 도박장보다 몇 배 더 비싼 세금을 물어야 하고,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최근 지방회원제골프장 입장객의 개별소비세를 면제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을 연장하는 '세제개편안'을 백지화시켰다. 이 법은 정부가 2008년 처음 시행 당시 2년간의 일몰제를 통해 그 효과가 인정되면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바로 이 '확대'를 기대하던 골퍼와 골프장으로서는 오히려 폐지되는 '역풍'을 맞은 셈이다.골퍼들은 다시 세금을 더 내야 하고, 가뜩이나 혹독한 기후 여건 속에서 입장객이 크게 줄어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골프장들은 당연히 비상사태다. 그린피가 올라가면 입장객이 줄어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이로 인해 '출혈 경쟁'을 감내해야 하는 악순환이 기다리고 있다. 골프인구는 곧 골프산업의 경쟁력이다. 골프장의 어려움이 비단 골프장만의 문제가 아닌 까닭이다. 비싼 그린피 때문에 골프유입인구가 줄어들면 당연히 골프장과 회원권시장, 골프용품 등 모든 골프관련 산업이 위축된다. 미국이나 일본 등 골프선진국들은 실제 해마다 골프인구가 급감해 관련 산업까지 막대한 타격을 입는 '부메랑 효과'에 고전하고 있다지금은 더욱이 인접한 중국이 지구촌 골프계의 새로운 메카를 꿈꾸고 있는 시점이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과 더불어 폭발적인 '골프 붐'이 일면서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장 건설과 수백만 달러짜리 프로골프대회를 거침없이 유치하는 등 미국과 유럽에 이어 '제3의 골프 신대륙'으로 등장했다.한국골프가 보다 값싸고, 그래서 누구나 쉽게 골프에 입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골프인구를 늘리고, 선수들의 활약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골프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이야기다. 제주 라온골프장은 실제 중국인들이 몰려들어 회원권과 프라이비트 타운을 구매하는 등 '중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관련 당국이 골프에 대한 '중과세 완화'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