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백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자책과 함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북한에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결기를 내비쳤다. 더불어 "하나 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와 군을 믿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인내와 관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점이다.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용기로 '진정한 평화'를 얻겠다는, 도발에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단호한 응징으로 맞서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천명한 것이다. 우리는 지난 20여년 간 북한에 평화를 향한 의지로 대화와 협력,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핵 개발,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이다.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아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영토 공격에 아무런 일이 없는 듯 지나갈 수는 없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할 책무를 지닌 대통령으로서 도발에 응징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당연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앞으로 남북관계의 정상적인 진전을 위해서라도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정부와 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서도 지난 5월 24일 용산전쟁기념관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6개월여 만에 연평도가 유린됐고 민간인까지 숨졌다. 결과적으로 빈말이 된 셈이다. 국가 안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 보다 실천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백 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일 때"라며 "정부와 군을 믿고 힘을 모아달라. 하나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국민의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은 안보는 허장성세일 뿐이다. 대통령의 담화가 물샐틈 없는 안보태세를 구축하고 국민 모두가 흔들림 없이 단합하고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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