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용희 연예패트롤]30일 방영된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전화통화를 하던 경수(이상우 분)가 태섭(송창의 분)을 ‘당신’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처음 방송됐다. 그동안 서로의 이름만을 불렀던 두 사람이 주로 연인관계에서만 사용하는 ‘당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당신(當身)’이라는 말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의미의 호칭이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부르는 특별한 호칭이기도 하다. 특히 부부관계나 연인관계처럼 사랑하는 사람에서는 ‘당신’이란 호칭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단순해 보이는 호칭 하나가 이 드라마의 정체성, 혹은 말하고자 하는 주장들을 속시원하게 보여준 것이다.하지만 시청률은 이전보다 떨어졌다. 이 드라마의 30일 시청률(AGB닐슨리서치)은 18.7%로 24일 방송분 20%보다 다소 떨어졌다. 시청률 하락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회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인지 아님, 일시적인 것인지는 알수는 없지만 최근 논란이 됐던 '성당 동성애 언약식'이 다소 영향을 끼친 것만은 사실인듯 하다.사실 ''인생은 아름다워'가 에이즈를 조장한다’는 광고가 일간지에 실렸을 때만해도 동성애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결국 동성애의 육체적 관계만을 부각시키려고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김수현작가는 주변의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아름답고 순수한 동성애를 그리려 했고, 그 의도도 탄력을 받게 됐다. 드라마에서의 태섭과 경수의 사랑 역시 고통스러웠던 상황을 지나 가족들의 지지를 받으며 안정궤도에 접어드는 듯 했다.그러나 드라마가 마지막으로 치달으면서 동성애의 대미를 장식하려했던 김수현작가가 '성당언약식'을 들고 나왔고 이에 부담을 느낀 종교측과 방송사의 '모종의 결단'을 내렸다. 당연히 김작가는 기분이 상했고 즉각 트위터를 통해 이들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표현했다.하지만 여기서 많은 시청자들은 이들간의 '이전투구식 대립'에 불편함을 느꼈다. 주변사람들의 주장을 경청하기보다는 '작가적인 권리'에만 집착하려는 김작가나, 작가의 자존심쯤은 쉽게 생각하는 방송사 모두에게 등을 돌리려고 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드라마상에도 '반전의 카드'가 등장했다.아직까지 둘의 관계를 모르는 시모(김용림 분)의 존재가 바로 그것. 이날 시모는 호섭(이상윤 분)에게 "경수(이상우 분)는 만나는 사람이 없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말을 호섭을 통해 전해들은 민재(김애숙 분)는 혹시 시모가 눈치 채진 않았을까 노심초사했다.종영을 앞둔 시점에서 시모의 존재를 통해 마지막으로 드라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자 한 것이나 작가와 방송사간의 갈등은 일맥상통한다.이날 태섭과 경수가 서로에게 했던 ‘당신’이라는 한마디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의미한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작가는 경수와 태섭이 서로를 ‘당신’이라 부르게함으로써 동성애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두 사람이 탄 차가 같은 몸으로 움직이는 듯이 나란히 도로 위를 달려 나가는 모습을 보며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하는 여운이 남는다.드라마 만큼이나 동성애를 보는 사회적인 분위기, 그리고 작가와 방송사간의 관계도 원만히 끝나주길 기대하는 많은 시청자들은 마음과도 같은 것이다.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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