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의 헤드커버, 선수의 성격과 플레이스타일까지 녹아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헤드커버를 보면 성격과 플레이스타일을 알 수 있다."프로선수는 물론 아마추어골퍼들도 요즈음에는 메이커의 헤드커버 대신 동물이나 캐릭터 상품 등 '나만의 헤드커버'를 사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클럽을 보호하기 위한 본래 목적에 자신의 기호까지 더해 색다른 이미지를 구축하는 셈이다. 이 헤드커버에 개인의 성격과 플레이스타일까지 녹아있다는 게 더욱 재미있다.▲ 우즈와 엘스 '우리는 맹수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헤드커버는 호랑이다. 타이거는 그린베레 출신 예비역 육군 중령인 아버지 얼 우즈가 베트남 전쟁에 출전한 친구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호랑이처럼 필드를 호령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라"는 의미다. 사실 우즈에게 '호랑이'는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우즈와 한동안 세계랭킹 1, 2위를 다퉜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반면 사자 헤드커버다. 오랫동안 우즈의 그늘에 가렸지만 물 흐르는 듯한 유연한 스윙으로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스윙 교본'이란 애칭까지 얻은 선수가 바로 엘스다. 올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일찌감치 2승을 수확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엘스와 함께 '사자파'의 일원이 '필드의 악동' 존 댈리(미국)다. 사자 갈기 모양을 본 따 헤드커버를 만들었고, 댈리의 야성적인 면모와 그대로 일치한다. 댈리는 화려한 사생활(?)과 더불어 어드레스를 하자마자 곧바로 샷을 하고, 미스 샷이 나오면 골프채를 집어던지는 등 플레이스타일도 상당히 '다혈질'이다.
폴라 크리머
▲ 이미나와 강수연 "애완용 동물이 좋아요~"= 여자선수들은 강아지와 고양이, 아기 돼지, 원숭이 등 애완용 동물이 주종이다. 이미나(29)는 웃고 있는 돼지, 장정(30)은 원숭이, 강수연(34)은 고양이의 캐릭터 상품인 헬로 키티다. 거구의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강아지 헤드커버가 이채.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는 아기 곰 등 골프백이 온통 동물원이다.'핑크공주' 폴라 크리머(미국)가 표범, 나탈리 걸비스(미국)가 사자 등 맹수 헤드커버지만 남자 선수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다. 크리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핑크색 의생만을 고집하는 것처럼 표범 헤드커버도 핑크색이라 오히려 귀여운 느낌이다. 걸비스의 사자 헤드커버는 온화한 표정의 할아버지 사자다.여자 선수들의 동물 사랑은 헤드커버는 물론 마스코트까지 이어진다. 이제는 아줌마가 된 김미현(33)의 마스코트는 키티 인형, 한희원(32)의 역시 '곰돌이 푸' 인형을 애지중지했다. 재미교포 미셸 위(21ㆍ한국명 위성미)는 골프백에 언제나 핑크색 곰 인형을 매달고 다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시카와 료의 캐릭터 헤드커버.
▲ 이시카와와 이지영 "우리는 캐릭터파~"=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헤드커버는 투어 현장에서는 인기있는 캐릭터상품이다.막대한 '돈 벌이'로도 직결된다는 이야기다. 아마추어골퍼들이 자신의 우상인 선수들의 헤드커버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의 희망' 이시카와 료(일본)는 그래서 아예 자신의 얼굴을 형상화한 캐릭터 상품을 개발해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이지영(25)의 '베티붑(Betty Boop) 헤드커버'도 한동안 화제가 됐다. 이지영은 2005년 국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으로 미국 무대에 직행했던 '제2의 신데렐라'다. 아직 LPGA 우승은 없지만 트레이드마크인 '장거리포'를 앞세워 시원시원한 코스 공략으로 미국 현지에서도 인기가 높다.'베티붑 헤드커버'는 1931년 플라이셔 형제가 '가난한 이삿짐 센터'라는 TV시리즈를 통해 소개한 깜찍하고, 섹시한 여성캐릭터 '베티붑'의 캐릭터 상품이다. 가분수형 머리와 당시 여성들의 웨이브머리를 형상화했지만 귀여운 얼굴과 달리 글래머 몸매와 노출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늘날 자신의 주장이 강한, 다소 당돌하고 도도한 도시 여성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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