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ASEM 회의 첫날..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日 행동보여라'
[브뤼셀=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개막한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주제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간 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음달 열리는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간 나오토 일본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니콜라스 클레그 영국 부총리를 잇따라 만나 양국간 현안은 물론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을 당부했다.◆李대통령 "亞-유럽 협력 강화해야"이 대통령은 ASEM 개회식의 여섯번째 연설자로 나서 "아시아와 유럽 간의 보다 긴밀한 협력은 침체된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두 대륙과 세계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또 "아시아와 유럽은 ASEM 안에서 협력을 통해 윈-윈 할 수 있다"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차이와 공동의 과제를 잘 조화시키는 거버넌스(국정관리체계)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세계는 좀 더 역동적이고 공정한 지구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대통령은 이어 진행된 제1차 본회의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 전까지 완료키로 한 국제통화기금(IMF) 개혁과 관련해 "우리는 IMF 쿼터 및 지배구조를 변화된 세계경제 질서에 부합하게 조정한다는 원칙에 합의했고 이를 서울 정상회의 시까지 완료키로 한 바 있다"며 "IMF 개혁과제의 합의를 위해서는 각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특히 정상들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새롭게 논의할 의제에 대해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개발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개발도상국가의 경제 성장이 개도국뿐 아니라 세계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이는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와도 상통한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 의제가 주요 의제로 채택됐으며, 경제개발에 관한 '다년간 행동계획'이 마련될 것이라는 점을 소개했다.이 대통령은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는 자본변동성에 따른 과다한 리스크에 노출되는 국가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위기 전염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공조 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상기시키고 있다"며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세계금융 시스템적 위기에 대응하는 방안과 함께 지역안전망과 글로벌 안전망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알렸다.◆일본·호주 정상과 잇단 회담이 대통령은 앞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도서반환 등 양국 현안에 대한 일본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브뤼셀 콘라드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강제병합 100년에 관한 간 총리의) 지난 8.15 담화도 매우 긍정적으로 좋게 본다"면서 "일본이 이것을 행동으로 보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홍상표 홍보수석이 전했다.이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에서 양국이 협력해야 할 과제가 많고 협력의 필요성도 더 강화되고 있다. 두 나라는 가치관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보다도 더 협력의 바탕이 되어 있다"면서 "(8.15 담화에 대한) 과감하고 신속한 후속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 등 중·일 관계가 악화된 것과 관련해 이달말 베트남에서 열리는 '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간 총리에게 제안했다. 간 총리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내년 한·미 FTA가 체결되면 이제 한국은 일본과 중국과만 FTA를 체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서로 노력해 잘 풀어나가자"고 답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북한 문제 등 국제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는 한편 한·호주 FTA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기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니콜라스 클레그 영국 부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경제·통상 분야 등 실질협력 증진, 세계 경제정세, 핵 비확산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브뤼셀=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조영주 기자 yjcho@ⓒ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