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치솟는 밥상물가..직접 구입해보니

"배추가 없다" 김장대란 공포당분간 고공행진 이어질듯

▲농수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 28일 직접 대형마트에 나가 4인 가족 기준 5만원어치 장을 본 장바구니(왼쪽)과 같은 품목을 작년 가격으로 구입해서 담아본 장바구니가 물가 급등을 실감케한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무ㆍ시금치ㆍ상추 4배, 풋고추ㆍ토마토ㆍ사과 3배….'서민 식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올초 시작된 이상기온과 여름철 폭우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채소ㆍ과일 등 농식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예년의 경우 추석이후 채소와 과일값이 떨어졌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끝 모르고 오르는 가격에 소비자들은 구입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 '금추'로 불리는 배추는 아예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자 음식점들은 김치를 밑반찬에서 빼고 있다. 28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4인 가족 기준 닭볶음탕, 무채무침, 미니토마토샐러드에 들어가는 무, 상추, 사과, 토마토, 시금치, 풋고추, 닭, 감자 등을 구입했다. 총 비용은 4만3210원. 지난해 가격으로 동일 품목을 구입했을 때 비용 2만6330원보다 1만7000원가량이 더 들었다.
우선 감자 1kg을 2280원에 샀다. 작년이면 같은 양을 1700원에 살 수 있었다. 작년에 비해 30% 나 비싸졌다. 이어 무 1개를 3650원에 구입했다. 이 돈이면 작년에 2개를 살 수 있었다. 상추 값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에 비해 3배가량 가격이 올랐다. 한 움큼을 잡아 계량기에 올리니 훌쩍 2000원을 넘어섰다.지난해 한 단에 960원하던 시금치도 2880원으로 3배나 껑충 뛰었다. 풋고추는 100g에 1980원으로 작년보다 2배가량 비싸졌다.사과 5개는 4980원으로 이상 기온과 태풍으로 인해 작년보다 가격이 60%나 올랐다. 작년이면 같은 금액으로 3개를 더 살 수 있었다. 토마토 역시 작년보다 2배 비싸져 500g을 6480원에 구입했다.최근 가격이 가장 급등했다는 배추는 이날 구경도 하지 못했다. 이마트 채소담당 직원은 "공급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가격이 올라도 (배추가) 나오기 무섭게 팔린다"고 말했다.그래서일까. 이날 계산을 위해 줄을 선 카터 안에서 채소와 과일을 찾는게 쉽지 않았다.서울 광장동에 사는 주부 한영희(34)씨는 무를 고르려다 한숨을 쉬며 손을 거뒀다. "무 한개가 3000원이 넘네요. 남편이랑 두 식구뿐이라 많이 구입하지 않는 편인데도 부담되네요"라며 혀를 내둘렀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좀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봄철 이상 저온으로 냉해를 입은데다 태풍 곤파스와 폭우 등으로 작황이 예년만 못하면서 채소와 과일 공급이 원활치 않을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추석이 지나면 채소나 과일값이 떨어지는게 상식인데 올해는 추석이후에도 값이 오르고 있다"며 "현지 작황부진 등으로 공급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인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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