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조해수 기자]미국 경기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유층과 빈곤층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로 인해 생활고에 헐떡이는 빈곤층은 점점 더 두터워 지고 있지만 백만장자 수는 2년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정부의 경제 정책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백만장자 8% ↑..다시 증가세로 전환=미국의 백만장자 가구 수가 2년간의 감소세를 끝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16일(현지시간) 피닉스 마케팅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로 끝나는 1년 동안 투자 가능 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가구 수가 555만가구로 집계됐다. 그 수는 전년 대비 8% 증가해 2006년 수준을 회복했다. 물론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백만장자 가구 수가 597만가구로 꼭지를 찍었던 2007년 보다는 낮고, 매년 35%씩 증가하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지만 그 수가 감소세를 멈추고 다시 증가세를 타기 시작한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백만장자가 늘기에는 아직 미국 경제 전반적인 환경이 긍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주식시장은 변동성을 확대하며 갈팡질팡 하고 있고 글로벌 경제 및 증시는 어두운 터널을 완전하게 빠져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부(富)는 경제 상황과 꼭 방향을 같이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준다. 피닉스 마케팅 인터내셔널의 조사 담당자는 "투자소득보다는 근로소득의 증가가 부유층 증가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최상위 부유층 가구 수가 일반 부유층 가구 수 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는 점이다. 500만달러와 1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여력이 되는 최상위 부유층 가구 수는 각각 전년 대비 16%, 17% 증가했다. 부유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컨설팅 회사 스펙트럼 그룹이 지난 3월 발표한 백만장자 가구 수 통계도 미국의 부유층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상황을 말해준다. 스펙트럼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백만장자 가구 수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780만가구로 조사됐다. 자산이 500만 달러가 넘는 초부유층 가정과 50만달러이 넘는 부유층 가정도 각각 98만, 1270만 가구로 조사돼 전년 대비 10%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빈곤율은 15년래 최고 수준= 미국의 지난해 빈곤율이 1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인구통계국(센서스)은 빈곤율이 2008년 13.2%에서 지난해 14.3%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해 빈곤인구 수는 4360만명으로 집계가 시작된 1951년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008년 빈곤인구는 3980만명으로 조사됐다. 평균 가계 수입은 2008년 5만112달러에서 지난해 4만9777달러로 감소했다. 남성 정규직 실질 소득은 2% 증가한 4만7127달러를 기록했으며, 여성 정규직은 1.9% 늘어난 3만6278달러에 그쳤다. 연소득이 2만1954달러(4인 가족 기준) 이하면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이밖에 건강보험이 없는 인구는 15.4%(4630만명)에서 16.7%(5070만명)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이자벨 사휠 연구원은 "빈곤층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빈곤율은 2010년대 중반까지 16%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빈곤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은 빈곤층의 소비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박선미 기자 psm82@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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