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엔고에 베팅하는 헤지펀드들이 적극적인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돈다발을 잃게 됐다고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이 보도했다.전날 일본 외환당국이 2조엔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함에 따라 올해 들어 달러 대비 10% 정도 가치가 상승했던 엔화는 하루만에 3% 떨어졌다.FX콘셉트를 운영하고 있는 존 테일러 대표는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우리들이 확실하게 손실을 입었다"며 "돈다발을 잃었다"고 말했다. FX콘셉트에 속한 헤지펀드들은 올해 엔화 강세 움직임에 따라 12%의 수익을 올렸지만 전날 하루 동안 2%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존 테일러 대표는 일본 외환당국의 환시개입 소식을 들은 직후 일부 트레이더들에게 "상황이 심각하다"며 "달러를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FX콘셉트는 포트폴리오의 55% 가량을 엔화에 베팅해 오다가 최근 며칠 사이에 그 비중을 35%로 줄였지만 엔화 약세 전환으로 인한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에스팩트 캐피탈, 윈턴 캐피탈 등 FX콘셉트 외에도 엔고에 베팅해온 많은 세계적인 헤지펀드들도 손실을 입기는 마찬가지. 엔화 강세에 따른 각종 부작용들로 환율 문제가 정부 관계자 및 투자자들의 입방아에 자주 올랐기 때문에 정부의 환시개입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UBS의 시드 만수르 모히-우딘 스트래지티스트는 지난달 "일본은행이 일본 국채 매입 등 양적 완화 정책을 추가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엔화가 달러당 85엔에서 상승세를 멈춘다면 엔화 보유 비중을 축소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하지만 하루 2조엔을 넘는 개입 규모와 예상치 못한 개입 시기로 인해 투자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글로벌 포렉스 트레이딩의 케시 리엔 리서치 담당 이사는 "투자자들은 지난 7일까지만 해도 엔화에 대해 거의 기록적인 '롱(매수) 포지션'을 취해왔다"며 "이에 따라 선물 투자자들이 확실히 손실을 경험해야 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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