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자' 송승헌, '탁한 눈빛 위해 20일간 고행했다'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배우 송승헌이 영화 ‘무적자’를 찍으며 망가진 사연을 공개했다.송승헌은 6일 오후 1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서 영화 ‘무적자’를 찍으며 겪은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송해성 감독의 주문으로 겪은 20일 간의 고행(?)이었다. 그는 “맡은 배역의 3년 뒤 모습을 담은 시퀀스의 첫 촬영에 나섰는데 한 컷도 찍지 못했다”며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너무 멀쩡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고 털어놨다.송해성 감독이 촬영을 접은 건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송승헌은 극 중 10년째 뜨거운 우정을 쌓으며 조직을 이끄는 영춘 역을 맡았다. 그는 극 중 3년의 시간이 흘러 고생의 흔적이 역력한 얼굴을 표현해야 했다. 하지만 특유의 곱상하고 잘 생긴 외모는 이를 반영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송승헌은 “송해성 감독이 분장만으로는 커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스텝들과의 회의 끝에 결국 촬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후 송승헌은 송해성 감독으로부터 20일의 시간을 부여받았다. 그 안에는 얼굴을 망가뜨려 오라는 미션이 숨어있었다. 송승헌 “눈빛을 탁하게 만들어 가지고 오라는 것이 키포인트였다”며 “연기자 데뷔 뒤 받아본 가장 특이한 제안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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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은 영춘으로 분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감행했다. 2004년 뒤로 멀리한 담배를 입에 댔고 세수를 하는 횟수도 줄였다. 매일 밤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기도 했다. 송승헌은 “세수를 해도 로션을 바르지 않았다”며 “영화를 위해 이렇게까지 희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밝혔다.노력은 결코 배신하는 법이 없었다. 20일 뒤 촬영장에서 만난 송해성 감독은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송승헌은 바로 촬영에 임했고 스스로 만족할만한 완성작을 만들어냈다. 그는 “편집이 된 작품을 보며 왜 그런 주문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며 “‘좀 더 여유를 두고 얼굴을 더 망가뜨릴 걸’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송해성 감독의 배우 길들이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민식은 2001년 영화 ‘파이란’에서 3류 양아치 강재로의 변신을 위해 체중을 늘리는 한편 온갖 고생을 자처해야 했다. 2004년 영화 ‘역도산’에서 주인공을 맡은 설경구는 체중을 100Kg 가까이 찌우고 일본어 공부에 전념했다.한편 송승헌이 출연하는 영화 ‘무적자’는 홍콩 누아르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적으로 맞선 형제와 의리로 하나 된 친구, 엇갈린 운명으로 부딪힌 남자들의 이야기를 진하게 담아낸 감동 액션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 6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화제가 되기도 한 ‘무적자’는 오는 16일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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