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꿈꾸는 스트라이커, 정대세 분투기' 모리 마사후미 지음/ 북북서번역공작소 옮김/ 북북서 펴냄/ 1만2000원 눈앞에 펼쳐진 꿈의 그라운드. 그 위에 선 남자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뒤로 44년 만에 무대에 선 북한축구대표팀. 하지만 오랜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다. 밟은 잔디의 감촉이 믿겨지지 않았다. 맞붙을 상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 브라질.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자는 찡한 감동을 느꼈다. 가슴 뜨거운 로맨티스트 정대세의 이야기다. 이 책에는 열정 하나만으로 축구 인생을 살아온 정대세의 삶이 담겨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국적이 각각 남한과 북한인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민족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빼어난 실력 덕에 조선대학교에서 그는 일본 J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강한 체력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플레이로 이름 앞에는 어느덧 ‘인민 루니’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책은 정대세의 유년기를 조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북한대표팀이 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비롯해 월드컵에 진출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과정이 모두 담겨 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 입단으로 뛰게 된 일본 J리그, 북한대표로 출전한 아시아 최종예선, 첫 월드컵인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등에서 겪고 느낀 점들이 실감나는 문체에 실려 독자들의 머리에 쏙쏙 박힌다. 그라운드에서 에이스가 되겠다는 야망과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자신감 등은 월드컵에서 보여준 눈물만큼이나 뭉클한 감동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정대세를 집중 탐구한 저자는 스포츠 신문, 잡지 등에서 축구전문기자로 활동한 모리 마사후미다. 트레이드 마크인 치밀한 사전조사와 지구력 넘치는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정대세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봤다. 정대세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팀 동료, 코칭스태프, 은사 등을 모두 취재해 폭넓은 정보와 정대세가 기억 못하는 에피소드를 모두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월드컵 직후 가진 특별 인터뷰로 느낄 수 있는 실감나는 월드컵 현장은 덤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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