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올들어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항공주가 외국 저가항공사라는 ‘복병’을 만났다. 아직까지는 이를 단기악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본격 가격 경쟁이 점화될 경우 실적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장거리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는 오는 11월부터 서울과 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주 7회 운항할 예정이다. 이 구간 왕복표는 현재 가격보다 약 20% 싼 최저 12만원에서 판매된다. 대부분 항공권을 기존 국내 항공사보다 25~30% 싸게 판매하겠다는 것이 에어아시아의 가격 방침이다. 에어아시아 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도 새로 취항해 11월부터 주 7회 인천과 아부다비를 오간다. 에어아시아를 필두로 외국계 저가 항공사들이 노선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불을 붙일 경우 국내 업체들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시장도 외국 저가 항공사 국내 진출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이것이 당장 국내 항공주의 움직임에 타격을 줄 정도로 강력한 악재로 작용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HMC투자증권의 김정은 선임연구원은 “에어아시아 엑스의 최저운임 도입은 사실상 프로모션 세일의 성격을 갖고 있어 장기적인 수익창출로 연결되기는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또 이는 국내저가항공사와 먼저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여 대한항공 등 프리미엄 항공사와의 직접적인 경쟁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국 항공사를 보호하려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할 때 외국계의 국내 점유율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저가항공사 타이거항공의 인천 진출 시도가 국토부의 저지로 무산된 적이 있다. 지난 3일 에어아시아 엑스의 국내진출 소식에 3%넘게 하락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4일 반등에 성공하며 이같은 시각을 반영했다. 5일에도 양사는 강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 항공시장에서의 저가항공사 점유율이 상반기 30%를 넘어서는 등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두고 지난해 말 현재 18개국에서 136개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아시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15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항공사다.강미현 기자 grob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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