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정기자
◆3차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된 경기도 성남시 고등지구의 모습. 원래 이곳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개발이 제한돼 현재 대부분의 땅이 밭이다. 지난 19일 성남시는 국토해양부에 성남 고등지구((56만9000㎡, 3800가구)의 보금자리주택 사업 계획을 철회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br />
[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따가운 햇살에 밭에 심어진 고추 잎사귀들도 축 늘어진 3일 오후. 지난 5월 3차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고시된 경기도 지역인 광명·하남·성남 지역 주택시장도 힘없는 움직임이었다. 주변 집값은 하락하고 거래는 부진, 앞으로 공급될 주변시세 대비 70% 이하의 보금자리주택 여파를 직접 받고 있음이 역력했다. 성남고등지구 인근을 찾아보니 거래부진 속에 해당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지구개발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워낙 침체된 시장 속에 개발이 완료될 경우 도시화가 이뤄지면 시장이 살아날 수 있으리란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이 곳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땅 주인들이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해 개발이 되지 못했다"며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강남이 위치해 있고 30분 정도면 서울시청까지 갈 수 있어 교통요지의 지역으로 개발만 된다면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이곳 주택시장이 침체된 것은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성남시의 경우 국토해양부가 3차 보금자리주택 지구를 지정·고시한 지난 5월25일 이후 집값이 0.6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동의 경우에도 3.3㎡당 1000만원 가량의 시세에서 현재 700~800만원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문제가 아니다. 싼 집을 짓는다고 하니 거래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여느 개발사업처럼 사업추진과 동시에 땅값이 오르고 거래가 살아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셈이다.실제 성남시 은행동 주공 82㎡의 경우 3억40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떨어져 1500만원이 하락했고 89㎡도 1000만원 내려앉았다. 하대원동에 위치한 성남자이 108㎡역시 1000만원이 빠지면서 4억원의 시세를 형성했다.이런 동향은 3차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고시된 경기도 하남시와 광명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남의 집값은 지난 5월25일 대비 1.47% 하락했고 광명시는 1.01% 떨어졌다.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에코타운 125㎡형은 지난 5월 5억원에서 현재 4억8000만원으로 2000만원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11㎡형도 1000만원이 떨어지면서 4억1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덕풍동 삼부르네상스도 지난 5월 6억500만원에서 5억9000만원으로 1500만원이 내려앉았고 한솔리치빌1단지의 115㎡형도 1000만원 떨어졌다. 광명시 철산동에 위치한 주공9단지의 경우 최대 3500만원이 하락했다. 49㎡형이 5월 3억4250만원에서 현재 3억750만원으로 떨어졌다. 푸르지오 109㎡도 2000만원 내려앉아 4억1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광명동 한진 109㎡형과 하안동 주공12단지 76㎡도 각각 250만원과 1000만원이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