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 주가에 득될까 독될까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한미약품, CJ오쇼핑 등 기업분할을 이미 마쳤거나 앞두고 있는 기업들이 주가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기업분할 사례에 비추어 주가 상승이 예상되긴 하나 시기와 분할비율에 따라 오히려 악재가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주사 전환을 목적으로 인적분할을 실시한 한미홀딩스와 한미약품은 재상장된 지난 달 30일 이후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상장 첫 날인 30일 자회사인 한미약품은 10% 넘게 크게 오른데 반해 한미홀딩스는 14.92% 급락하며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이어 이달 2일 한미약품과 한미홀딩스는 각각 -8.91%, -10.96%를 기록하며 동반 급락세를 나타냈다. 거래정지 직전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은 8223억원, 현재 한미홀딩스와 한미약품의 시총은 각각 1066억, 6511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는 기업분할에 따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미약품은 예상을 하회하는 2분기 실적으로, 한미홀딩스는 추후 발생할 교환공개매수 실시에 대한 주가희석우려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한미약품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5% 감소한 1501억원, 영업이익은 85.7% 급감한 16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화증권은 재상장 후 한미약품의 적정주가는 9만4000원으로 시초가가 7만8000원 이하에서 형성될 경우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파악했다. 한미약품과 한미홀딩스의 시초가는 각각 9만원, 5만9000원으로 이후 주가 조정을 거쳐 현재 9만1000원, 4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분할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사업회사에서 홀딩스로 지출되는 비용이 발생했지만 분할로 인해 일부 투자 자산이 홀딩스 투자자산으로 재분류되면서 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홈쇼핑 대장주 CJ오쇼핑은 오는 9월1일 기업 분할을 앞두고 있다. 홈쇼핑(CJ오쇼핑)과 미디어사업부(오미디어홀딩스)로 55:45의 비율로 분할된 뒤 각각 9월30일 10월 18일 재상장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CJ오쇼핑의 분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분할 후 CJ오쇼핑의 기업가치가 중국 홈쇼핑 사업에 집중되면 회사 가치가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아울러 CJ제일제당과 아모레퍼시픽은 분할 재상장 후 3개월동안 각각 31%, 15% 올랐다는 점에 비추어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CJ오쇼핑의 기업분할이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며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바 있다. CS는 "미디어사업에서의 수익 기여도는 10%보다 낮지만 현재 주주들은 원래 투자의 45%밖에 보유하지 못하게 되는 만큼 분할 비율은 비우호적"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의 김민아 연구원도 "홈쇼핑과 미디어의 분할비율이 55:45로 미디어 부문에 다소 유리하다"며 유통 부문에 무게를 두고 투자해온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가 단기적 약세를 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강미현 기자 grob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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