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발표? 이제는 장소도 경쟁력!

호텔·전시장 등 정형화 탈피..컨셉 고려한 장소로 신차 효과 극대화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얼마전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 발표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2개 업체가 똑같이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신차를 발표하겠다며 눈독을 들이면서 선점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신차 출시 날짜가 보름 가량 차이가 있었던 만큼 개최 장소를 둘러싼 힘겨루기는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 날짜에 맞게 선택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는 이는 절대 어불성설이다. 새로운 차를 대중에 선보이는 게 자동차 업체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경쟁 업체가 먼저 신차를 발표한 곳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행사를 한다면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우리나라에서 신차는 일반적으로 호텔, 전시장 등에서 발표된다. 날씨에 구애받을 필요도 없고 고객들의 접근성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은 자차 전시장을 선호한다. 매장 숫자는 적지만 크고 화려하게 꾸며 고객을 초청해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하지만 신차 발표 장소가 제품 소개 만큼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의 특성과 컨셉 등이 고객에 자동차를 알리는 방법으로 점차 부각되면서 이에 맞는 장소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수영장, 특수 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수영장은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즐겨 찾는 신차발표회장이다. 지난 2008년 도요타는 LS600HL이라는 고급차종 발표장소로 이 곳을 선택했다. 도요타가 이 곳을 선택한 것은 장소 자체가 신비스러운데다 자동차 컨셉과 딱 들어맞는다는 이유에서다.회사 관계자는 "반얀트리는 당시 리모델링을 끝낸데다 개장 직전인 만큼 장소에 대한 신비감이 높았다"면서 "발표했던 차종이 하이브리드였는데, 친환경이라는 컨셉과 반얀트리 이미지가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반얀트리가 관심을 모으자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신차 소개 자리로 이 곳을 선택했다. 포르쉐는 지난달 6월 리조트 내 옥외 수영장에서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뉴 카이엔의 신차 발표회를 열었다.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이 차 역시 하이브리드 자동차였다.특히 수영장 물 위에 유리로 무대를 설치해 주목을 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뉴 카이엔이 수영장 및 남산과 어우러져 친환경 컨셉을 충분히 보여 줬다"고 말했다.
아우디도 독특한 장소 찾기에 열심이다. 지난 2007년 R8 4.2를 한강 수상 레스토랑에서 발표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R8 5.2를 하얏트호텔 수영장에서 선보였다.수영장 한가운데 구조물을 설치해 차를 올려 마치 차가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효과를 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독특한 장소를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벤츠는 뉴 E클래스와 E클래스 쿱을 출시했는데, 공개장소로 국립국악원 야외 마당을 선택했다. 국악원이 자동차 출시장소로 이용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회사 측은 "E클래스가 오랜 역사와 전통 뿐 아니라 혁신성도 갖고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국악과 현대적인 퍼포먼스를 연결짓는 장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달 초 출시된 걸윙 슈퍼 스포츠카 뉴 SLS AMG는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에 마련된 'AMG 퍼포먼스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스포츠카의 강렬함과 다이내믹한 스타일을 연상시키기 위해 특수 스튜디오를 활용한 것이다.이외에 벤츠는 지난 2006년 중형 세단인 신세대 E클래스 출시행사를 국내 최초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김포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개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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