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차렷, 경례!"'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힘찬 구호 아래 23명의 태극전사들이 대한민국 국민을 향해 허리굽혀 인사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끈 박지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웃으며 동료들을 끌어안고 어깨를 두드렸다. 한국이 23일(한국시간) 더반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쾌거를 이룬 데는 '캡틴' 박지성의 활약이 무엇보다 컸다.2002 한일월드컵서 대표팀 막내로 출전해 4강 신화를 도운 박지성은 이번엔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됐다. 주장으로서 허정무 감독와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하며 팀 분위기를 살렸다. 선수들이 계속된 강행군으로 피곤에 지쳐있을 때면 훈련을 쉬도록 코칭스태프에게 요청하기도 하고 아침 식사 시간을 강요하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17일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당찬 각오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비록 아르헨티나전서 패하긴 했지만 박지성의 위풍당당한 한마디 한마디는 선수들의 가슴에 뜨거운 자신감으로 새겨졌다. 아르헨티나전 완패 직후엔 어린 후배들과 1대1 대화를 통해 사기를 불어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개인적으로도 빛나는 수확을 거뒀다. 12일 그리스와 1차전서 폭발적인 드리블과 근성으로 골문을 쇄도하며 쐐기골을 터뜨려 3회 연속 월드컵 골을 기록했다. 박지성은 개인 통산 월드컵 3호골로 안정환(다롄)과 함께 아시아 최다골 타이 기록을 세웠다.박지성은 경기 후 "월드컵 16강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다시한번 느꼈다. 하지만 그렇게 힘겨운 일을 한국 축구가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성장했다는 걸 알렸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16강 확정 후 울었냐는 취재진의 말에 "눈물까지는 안흘렸다. (이)영표 형은 감성적이라..(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우리의 목표는 16강에 오르는 일입니다. 이웃 일본이 4강에 오른다고 하는데 이미 4강을 경험한 우리의 목표가 왜 소박하냐고 묻는다면 "이미 정상 근처를 가본 이들은 허황된 꿈을 꾸지 않는다"고 대답하겠습니다. 2002년에도 그랬듯이 우리는 16강을 향해 달려간 후 목표를 이루고,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할 새로운 꿈을 꿀 것입니다."박지성이 자서전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에서 쓴 내용이다. 하지만 그에게 8강 진출은 더이상 허황된 꿈은 아닐 것같다. 그의 얼굴에서 또한번의 신화를 기대해본다. 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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