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韓 베이비부머들이 투자 패러다임 바꾼다.'

20년來 금융자산 비중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주택시장 침체,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핵심 사유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한국의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세대들의 투자 패러다임이 기존 주택 시장에서 주식 소유 등 금융 자산 선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경험에 비춰볼 때 한국의 가구별 금융 자산 비중은 향후 20년 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다."14일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세계 경제 보고서(Global Economics Paper; Baby Boom and Ageing, Property Boom and Bust: Why Korea Will Not Follow Japan’s 1990s Experiences)를 통해 한국 시장의 주택시장 붕괴보다는 침체 국면을 예상하며 이 같은 현상이 주식 등 금융자산 선호 현상에 탄력을 부여할 것으로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인구통계학적(Demographic) 관점에서 이런 추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골드만삭스 상품 및 전략 리서치(Commodities and Strategy Research)팀은 "한국의 베이비 부머들의 노령화(Ageing)가 진행되고 있지만 핵심 투자처로 인식됐던 주택 시장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부동산 투자를 대신해 주식 등 금융 자산 확대가 각광 받을 수 있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가구 자산 중 40% 수준에 불과한 금융 자산 비중은 미국 및 일본의 60~65%와 비교할 때 추가 보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권구훈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금융 자산 중) 높은 레버리지를 이용한 부동산 투자로 인해 10%도 채 되지 않은 주식 비중의 변화도 주목할만 한 대목"이라며 "한국 주식 시장의 낮은 밸류에이션 영향으로 가구별 위험 선호도(Risk-appetite)는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산 포트폴리오에 한국 주식을 담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등 여타 국가 대비 20% 수준 저평가된 한국 주식의 밸류에이션도 핵심 근거로 꼽혔다.침체된 전세 가격 등으로 보상받지 못한 수익성을 채우기 위해 상당 부분의 부동산 자금이 주식 등 금융 자산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위험도를 고려한 수익성(Risk-return)에 대한 기대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방법이 활용될 것"이라며 주식 비중 확대 전망을 내놨다. 인구통계학적 요소와 관련 젊은 베이비 부머들의 상당수가 주식에 대한 합리적 성향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주식 보유 확대 예상의 핵심 근거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35~45세에 분포한 젊은 세대 중 17%가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같은 세대와 동일한 수준으로 45세 이상의 한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같은 세대) 미국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과 비교할 때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전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직접 투자 선호 현상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대여를 통한 수익 개념이 기존 전세에서 월세 개념으로 단기화되고 있는 점도 (주식 비중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다. '부동산 투자=낮은 수익과 높은 위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보험회사의 변액 보험이나 주식 형태의 금융 상품 등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강력한 내수 부양책과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택 가격 등을 근거로 꼽았다.
한편 저금리 기조로 인한 자산 버블 현상이 (일본이 경험한)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한 반박도 있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지난 1990년대 초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본 경제와 성장 속도 및 주요 산업 부문에서 상당 부분 유사점을 보이고 있지만 낮은 주택 가격과 건전한 거시경제 배경 등으로 폭락 가능성보다는 침체(Weak)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발언했다. 소득대비 주택가격 추세와 관련 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990년대 이후 한국과 일본의 주요 6대 도시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Housing price-to-income ratio)이 큰 차이를 보였다"며 "한국은 대체적으로 완만한(Flat) 기울기를 보인 반면 일본은 1980년 대비 두 배를 상회하는 가격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거시경제에 대한 배경도 차별화된 요소다. 오랜 기간 재정적자를 감내하는 화폐적 수용(Monetary accommodation)으로 자산 거품을 양산했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중앙은행(Bank of Korea)이 지난 2005년 중반부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전까지 보수적인 정책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비록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다소 공격적으로 가져갔지만 전반적인 주택 시장은 진정 국면을 보였다"며 "최근의 주택 가격 상승세는 경기 침체에서 벗어난 이후 발생하는 회복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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