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군대 안 갔으면 배우 안 됐을 것'(인터뷰)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권상우가 다시 교복을 입었다. 전작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회상신에서 잠시 교복을 입은 적이 있지만 작품 내내 교복을 입었던 것은 6년 전 '말죽거리 잔혹사' 이후 처음이다. 영화 '포화속으로'는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배우 권상우의 매력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작품이다. 자존심과 의리, 따뜻한 마음을 지닌 반항아. 폭력적이고 거만하기는 하지만 거짓이나 위선은 없는 밑바닥 인생. 권상우가 유난히 잘 소화해내는 캐릭터다. '포화속으로' 개봉 직전 만난 권상우는 무척 고무된 모습이었다. 최근 출연한 영화들의 흥행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일까. 교복을 입고 출연할 수 있는 마지막 영화라는 점에서도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우선 학도병이라는 소재가 신선했습니다. 이 영화에선 제 캐릭터가 실제로 학생이 아니라는 것이 나오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영화적 장치이기도 했습니다. 전쟁영화가 한 해에 한두 편 만들어지는 것도 아닌데 학도병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올 것 같지 않았어요. 제가 맡은 캐릭터도 임팩트 있는 역할이어서 마음에 들었죠."권상우가 '포화속으로'에서 맡은 역할은 구갑조라는 인물로 교도소에 들어가는 대신 전쟁터에 자원한 청년이다. 학도병 중대장 오장범(T.O.P 분)과 갈등을 일으키며 대립하지만 두 사람은 결국 풍전등화의 조국 앞에서 하나의 마음이 된다. "차승우 김승우 선배 등 모이기 쉽지 않은 배우들이잖아요.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촬영 도중에는 고된 장면도 많았지만 선후배들끼리 모여서 즐겁게 찍었습니다."권상우는 '포화속으로' 출연진 중 아마도 가장 'FM식' 군사교육을 받은 배우일 것이다. 배우로 데뷔하기 전인 20대 초반 논산훈련소 조교로 2년여를 복무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자원해서 군복을 입겠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영화를 찍으며 대한민국 국민의 피는 못 속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배우들 중에는 군대를 일찍 간 편인데 스무살에 갔어요. 군대를 안 갔으면 아마 배우가 안 됐을 겁니다. 조금만 늦게 갔어도 배우가 못 됐을 것 같아요. 2년간 정말 바쁘고 부지런하게 살았다는 데 자부심이 있습니다."
권상우는 또래 배우들 중 결혼도 일찍 한 편이다. 톱스타답게 결혼 전후 스캔들과 루머로 마음 고생도 많았을 테지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최근에는 불화설까지 돌았지만 그는 웃어넘기고 만다. "결혼하고 나서는 친구들과 많이 멀어졌죠. 귀가시간이 일찍 당겨졌으니까요. 아기와 노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아들 룩희가 17개월째인데 이제 조금씩 말도 하거든요. 결혼해서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축구게임 '위닝일레븐'을 못한다는 거죠."'포화속으로'는 권상우에게 하나의 전환점이 돼줄 작품이다. 우선 흥행 면에서 그렇다. 개봉 첫주 100만을 돌파한 이 영화는 그의 출연작 중 2003년 '동갑내기 과외하기' 이후 최고의 흥행작이 될 공산이 크다. "개봉하기 전에 1000만명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게 뜻대로 되나요. 다만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모았던 520만명은 넘었으면 좋겠어요. 7년 동안 그 기록을 못 깨고 있으니 그 이상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권상우는 연기력에 있어서 그다지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송강호나 설경구, 최민식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그러한 연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권상우 하면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새로운 개념의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유연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 왕성하게 활동하면서도 성과가 좋은 배우,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고경석 기자 kave@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고경석 기자 kav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