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중인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회장.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 20년간 30% 이상 주가가 빠지는 하락장이 총 세 번 있었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았다. 신흥 시장 전망이 긍정적인 지금이 바로 투자 적기다."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회장은 13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7회 삼성증권 글로벌 인베스터스 컨퍼런스'에서 "지난 20년 동안 신흥시장은 총 208개월 동안 평균 423%의 지수상승을 이뤄낸 반면 하락장은 42개월간 평균 57% 빠지는데 그쳤다"며 "경제성장률, 외환보유고, 밸류에이션, 스프레드 등에서 긍정적인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평가했다.
88년부터 올해까지 MSCI 신흥시장지수 움직임. 모비우스 회장은 "하락장을 뜻하는 노란색 바(bar)는 20년간 총 세 번 나타났지만 상승장인 흰 바탕보다 매우 좁다"며 "결과적으로 하락장은 오래가지 않으며 그 흐름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띤다"고 설명했다.
강연 시작부터 모비우스 회장은 ▲지금은 투자 적기인가 ▲한국이 신흥시장지수에서 빠지는 것이 과연 긍정적인가 이 두 가지 화두를 던짐으로써 청중들을 집중하게 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키워드는 '성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인도 7~9% 등 신흥시장 성장률이 평균 5.4%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선진시장 전망은 1.7%에 불과하다"며 "신흥시장은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선진시장과 비교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고 면에서도 과거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2조달러 이상 가지고 있는 중국 외에도 일본, 러시아, 대만, 인도, 한국 홍콩 브라질 모두 2000억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리스크가 발생해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는 것.GDP대비 공공부채 역시 선진국은 평균 70%로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신흥국은 30%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도 전체적으로 낮은 흐름을 보이는데 이러한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돼 기업이 좀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신흥시장의 기업공개(IPO)가 지수를 따라간다는 점 역시 주목했다. 지수가 올라가면 IPO 활동도 늘어나고 지수가 내려가면 IPO도 줄어든다는 것. 그는 "신흥시장의 IPO가 2000년 20%대에서 현재 70%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금융분야 IPO가 가장 많아 은행이 신흥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조달을 했으며 부동산, 정보통신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IPO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으로는 중국, 인도 등을 꼽았다. '지금이 투자 적기인가'에 대해서는 단기 밸류에이션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역사적인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최고치 28배, 최저치 7배 등 평균 14배를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 4월 현재 12배로 지금도 높은 수준은 아니라며 아직도 투자할 곳이 많이 남아있다는 결론을 냈다.모비우스 회장은 또한 프론티어 시장에 많은 기회 있다고 봤다. 규모가 매우 크며 GDP 성장률 역시 신흥시장보다 가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다. 그는 "베트남, 이집트, 스리랑카 등 프론티어 시장의 경우 가구당 TV 보유대수나 인터넷 보급률 등이 한국,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 매우 낮다"며 "이는 잠재 성장률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선행지표 면에서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지수와 역 상관관계를 지닌 스프레드 역시 내려가면서 신흥시장 회복을 나타내는 등 전망이 밝다고 봤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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