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높은 불확실성..한주 경제지표 등에 주목해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최근 증권가에서 쏟아지는 리포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문구 중 하나는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 문구는 외신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주가는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방향성을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을지도 모르지만 시장은 방향성을 예측할만한 시그널을 끊임없이 제공해왔던 덕분에 각 증권가에서는 나름대로의 전망을 내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것이 다소 어려워졌다는 분석은 그만큼 시장이 다양한 시그널을 한꺼번에 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증시에 가장 큰 변수가 되는 부분은 미 증시의 흐름인데 지난 한 주간 미 증시는 그야말로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27일 2% 가까이 급락한 후 28~29일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고, 30일에는 재차 1.4% 급락하면서 어지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 있다는 것은 미 증시가 직면하고 있는 각종 이슈가 높은 불확실성을 띄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그리스다. 지난 2일(현지시각)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에 향후 3년간 총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구제금융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그리스 이슈가 이제는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거쳐야할 관문은 많이 남아있다. 먼저 그리스는 2012년까지 재정적자를 300억유로 감축하는 긴축 조치들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지원받게 되는데 이는 2009년 GDP의 11%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다. 그리스 의회가 이 규모의 재정긴축방안에 승인해야 하고, 초반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독일 역시 이에 승인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유로존 정상회의가 오는 7일로 예정돼있는 만큼 이전까지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야 하지만, 그리스의 노동계가 전례없는 긴축대책에 대해 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경제지표 역시 불확실성이 높은 부분이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의 경우 3.2%를 기록해 예상치를 하회,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지만, 소비경기가 개선됐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1분기 개인소비는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3년래 최대폭 증가다. 반면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4월 확정치는 72.2를 기록해 예상치를 상회하기는 했지만 지난 3월(73.6)에 비해서는 하락한 수치인데다 지난해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우려감을 안기기도 했다. 미 증시는 이번주 개인소비 및 4월 ISM 제조업지수, 3월 미결주택판매, 4월 실업률 등 중요한 경제지표가 대거 발표되는 만큼 새로운 분기점에 도달해있다고 볼 수 있다. 어닝 모멘텀이 마무리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경제지표가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지만, 예상치를 하회하는 지표가 발표될 경우 그간 급등한 데 따른 숨고르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증시의 경우 경기모멘텀 둔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미 증시의 흐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미 경제지표가 탄탄대로를 걸어 황소장세를 이끌어낸다면 국내증시 역시 한숨 돌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국내증시 역시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30일 발표된 3월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둔화 국면에 접어든데다, 빠른 경기회복에 따른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스럽다. 미 증시의 흐름과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주목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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