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엑소더스 이대론 안된다②] 10곳 중 7곳 오히려 '得' 보다 '失'

디스카운트 해소는 고사하고 초라한 성적표만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강남으로 전학가면 성적이 더 올라갈까' 코스닥 디스카운트를 얘기하며 코스피로 이전한 상장사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실제 이전기업들의 성적은 코스닥에서보다 초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코스피시장에 이전상장한 키움증권 NHN 부국철강 등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주가 등락을 조사한 결과, 7개 기업은 이전상장 당일 시초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3일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 키움증권은 보름만에 23%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증권업종 지수의 하락률은 15%였다. 코스피 이전 상장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 주가 추이는 업종 평균보다도 못했던 것. 코스닥 대장주로 이름을 날렸던 NHN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NHN 이전 당일 이후 주가가 하락, 상장 당일 시초가를 회복하는데 보름 이상 소요됐다. 사실상 코스닥 상장사가 코스피로 이전하면서 기대했던 주가 부양 기대는 신기루였던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을 옮겼다고 기업가치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코스닥 시절보다 평가를 더 잘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는 대부분 기업실적 및 경영 안정성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이지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양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전 상장사들이 기대했던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유치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08년 10월14일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한 부국철강의 외국인 지분율은 6.50%에서 1.7%대로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전 상장 당일 5.32% 였던 외국인 비중이 3.8%대까지 축소된 상태다. 반면 이전 상장 당일 시초가보다 현 주가가 높은 NHN과 삼호개발은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이 증가했으며 신규사업도 성공적으로 정착한 경우다. 결과적으로 이전 기업들이 원했던 주가 재평가 등의 효과는 '이전'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 아닌 해당기업의 실적 등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반영된 셈이다. 한 증시 관계자는 "3년 연속 지속적인 실적 부진을 보인 한국토지신탁 등 일부 업체들이 자신들의 실적은 생각지 않고 시장 탓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토신 관계자는 "이전상장은 실적과 상관없다. 외형이 충분히 갖춰져 있으니 충분히 옮길 수 있다고 본다"며 "검토가 완료되면 주주총회를 열어 이전상장과 관련해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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