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장 막판 탄력 줄어..대외환경 여전히 불안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그야말로 장밋빛 일색이다. 그도 그럴것이 전일 코스피 지수가 1760선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서며 연고점을 새로 썼고, 외국인 역시 현ㆍ선물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자' 움직임을 보이며 여전히 국내증시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으니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 밤 뉴욕증시 역시 나스닥 및 S&P500 지수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다우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흐름을 지속하는 등 여전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날도 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전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장 중 내내 견실한 모습을 보이던 코스피 지수 및 선물 시장이 장 막판에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그것이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장 마감을 한시간 앞둔 시점부터 지수가 상승탄력을 줄이기 시작했다. 오후 2시까지 1755선을 넘나들던 지수가 종가는 1752선에 그쳤으니 막판 상승세를 빠르게 줄였음을 알 수 있다. 거래대금 역시 4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주도 업종도 부재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수급에만 의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투신권은 최근 10거래일간 9600억원의 현물 순매도 물량을 출회하고 있어 부정적인 펀드 플로우를 증명하고 있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 지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1750선 부근에서의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장 중 고가가 231.35포인트였지만, 종가는 1포인트 이상 밀린 채 거래를 마감했다. 경계감이 강하게 작용한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비차익 거래에서도 764억원 규모의 순매도세가 이어졌는데, 이는 베이시스 개선과 17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한 차익거래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베이시스 역시 어느정도 개선됐다고 하지만, 장 막판 개인 투자자들의 빠른 이탈로 종가 시장 베이시스가 0.4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평균 베이시스가 0.79를 기록했는데, 이렇게 종가 베이시스가 평균 베이시스에서 크게 벗어날 경우 다음날 시초가 부근에서 다소 혼조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 외국인은 2800계약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지만, 장 중 4000계약 이상의 순매수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막판 매수규모가 크게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이같은 현상이 지난 3월 동시만기 이후 나타났던 230선 안착 실패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 사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시장의 움직임, 즉 230선 안착 여부가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대외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잘 나가는 증시에 무조건 안도하기에는 다소 위험해보인다. 미 주택경기가 개선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4월말 세제 혜택이 종료된 이후에도 미 주택경기가 탄탄한 회복세를 보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유럽증시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 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의 강도높은 재정적자 감축안에 동의해야만 그리스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만큼 그리스의 재정지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됐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실제로 지난 밤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 여전히 디폴트 리스크가 상당함을 시사했다. 뉴욕증시가 언제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국내증시가 11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 반면 다우지수는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니 급등 부담이 덜하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지만, 어닝시즌의 정점을 통과한 미 증시에 추가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요인이 있을지 의문이다. 전날 다우지수가 간신히 상승세를 유지한 것도 캐터필러 및 월풀 등의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 덕분이었다. 이들 종목의 실적발표가 없었다면 다우지수 역시 금융주의 약세로 인해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을 것이다. 미 증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주를 둘러싸고 골드만삭스의 피소, 금융개혁법안 표결, 씨티그룹의 지분 매각소식 등 각종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고점 부근에서 재차 등장한 경계심리, 여전히 불안한 대외환경 등을 감안하면 승승장구하는 주식시장에 마냥 환호할 수는 없어 보인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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