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중국이 19일 위안화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 않은 데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변동폭이 0.5%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일단 주요국은 중국의 발표를 반기는 표정이다.위안화 변동폭이 확대될 경우 어떤 득실이 발생할까.◆ 미국 경제에 과연 득일까 = 위안화 절상이 현실화 되면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그동안 대중무역 적자를 중국 위안화 저평가에 돌렸던 미국에 과연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하는 점이다.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상대적으로 미국 수출품이 경쟁력을 얻게 된다. 앞으로 점진적으로 절상 폭을 확대할 경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미국 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미국 내 지배적인 시각이다.프레드 베르그스텐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달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25%~40% 저평가 돼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수준만큼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미국의 재정적자가 1000억달러에서 1500억달러까지 줄어들고, 60만개에서 120만개의 미국 일자리 창출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 내 해외 수출업체 대부분이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는 만큼 위안화 절상으로 수입 비용이 상승해 오히려 생산 비용을 높이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이로 인한 미국 일자리 감소가 42만4000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위안화 절상에 따른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도 현실적으로 완벽히 해결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CEPR은 위안화를 5% 절상할 경우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가 610억달러 줄어드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10%를 절상한다면 미국 재정적자를 1115억달러 줄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2270억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10%를 절상한다 해도 절반 정도 수준을 줄이는데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내부서도 희비 엇갈려 =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기업이익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공업체를 제외한 수출업체들의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실제 지난 2월 중국 정부가 섬유와 의류, 신발, 장난감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1차 위안화 절상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위안화가 1%포인트 절상될 때마다 기업들의 이익률은 1%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신화통신은 위안화가 3%포인트 절상되면 중국의 가전·자동차·휴대폰 등을 제조, 수출하는 기업 이익이 30∼50%까지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중국에 진출한 해외기업도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 해외로 판매하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 실제 장 야킨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은 지난 10일 보아오포럼에서 "중국에서 물건을 제조해서 해외로 판매하는 MS같은 기업은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생산 비용이 늘어나기 마련"이라면서 "이는 결국 판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반면 달러화 부채가 많은 중국 토종 기업에게는 위안화 상승이 호재다. 항공업계가 대표적인 사례. 위안화 변동폭 확대로 저평가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경우 그만큼 부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지난달 중국 2위 항공업체인 중국동방항공의 마 슐런 회장은 "위안화가 1%포인트 절상될 때마다 2억8000만위안의 순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금융권도 위안화 절상에 긍정적이다. 향후 점진적으로 개방될 예정인 금융 시장에 고정환율제보다는 유연한 환율 적용이 경쟁력 강화에 더 알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영향 미미할 수도 = 그러나 위안화 페그제 폐지로 미국과 중국 기업이 받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중국 수출업체의 절반 이상은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가공업체이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이들은 오히려 기존 보다 싼 가격에 원자재를 수입해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10%의 위안화 절상이 중국 전체 수출의 2%를 감소시키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쑤 샤오냔 중국-유럽 국제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중국 경제와 고용시장에 미치는 위안화 절상 영향이 과장됐다"고 말했다.안혜신 기자 ahnhye8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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