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정규 기자]
▲ 24일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2030 강남청년창업센터에서 청년창업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창업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안정망이 갖춰진다면 창의적 청년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을 겁니다."청년창업자들은 속에 쌓인 말이 많았다. 이들의 정책 제안은 창업아이디어처럼 샘솟았다. 간담회 분위기는 여느 때 보다 화기애애했다.임태희 노동부장관은 24일 2030 강남청년창업센터를 방문해 입주 기업 등을 둘러보고 센터에서 활동 중인 청년창업자들과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이들의 어려움을 들었다.첫 포문은 온·오프라인 연계형 고급지식 종합 서비스 시스템 사업을 하고 있는 나린 홀딩스 대표 정문호(30)씨가 열었다. 정씨는 "IMF 때 실패하는 모습을 많이 본 사람들이 창업에 망설이고 있다"며 "실패 후에도 재기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맞춤형 취업 경험 제공사업을 하고 있는 유어트리의 권만진(27)씨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청년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청년창업자들은 창업준비생들에게 가장 좋은 실습교육은 멘토링이라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 상담과 문화컨텐츠사업을 하고 있는 김신애(30)씨는 창업스쿨에서 만난 여러 창업자들의 시행착오를 소개하면서 "창업준비생과 창업선배 사이에 적절한 멘토링시스템이 있다면, 창업과정에서 도움을 받지 못해 고생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통번역사업을 지원해달라는 민원도 있었다. 천연염색 티셔츠를 제작·판매하고 있는 정지은(30)씨는 "창업센터의 도움으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닷컴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외국어에서 온 주문이나 업무메일을 처리할 때마다 언어장벽에 막혀 일처리가 지연된다"며 "노동부에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면 소규모 창업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부모님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렵다는 농담 섞인 넋두리도 있었다. 강연기획 및 명사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고 있는 마이크 임펙트 대표 한동헌(29)씨는 "과거 TV드라마를 보면 사업이 망해 빨간색 차압 딱지 붙는 장면이 많아서 부모님이 창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며 "젊은이들의 창업 성공 드라마가 제작돼 인식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트위터를 통한 원격 민원도 접수 됐다. 유어트리의 권만진씨는 트위터들에게 간담회 사실을 미리 알려 5개의 전자민원을 받아 전했다. 이중에는 소규모 창업의 경우 회사이름만으론 소비자나 구직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노동부에서 기업의 영업실적이나 신용을 인증해 주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었다.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청년 창업자들의 다양한 정책제안을 들으며 현장에 답이 있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부처간 공조를 통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이어 "우리나라처럼 땅 값과 인건비가 비싼 나라에서 공산품을 생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창업인턴제도 등을 통해 창의적인 사업아이템을 지닌 청년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2030 강남청년창업센터에 마련된 공용 회의실에서 청년창업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창업센터는 청년창업자들에게 창업공간과 함께 회의실, 인쇄시설 등 공용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강정규 기자 kj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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