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유럽발 대지진에 금융시장이 흉흉하다. 유로화가 추락하면서 미 달러는 '묻지마' 강세를 이어가고 증시도 조정폭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유럽발 우려감에 롱심리가 고개를 들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주말을 앞두고 환율은 1177.5원까지 올랐고 종가기준으로도 1169.9원으로 연고점을 찍으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시장참가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장세에 손절성 스탑을 지속하며 위아래로 시달렸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변동성 큰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시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 국채 만기가 4~5월에 집중돼 있는 점에 주목하며 '4월 위기설'마저 감돌고 있다. 다만 국내시장에서는 민족 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적극적인 거래를 자제할 수 있는 만큼 주후반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일부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금융시장이 유럽발 악재에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증시 및 유로화 동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B>주말 NDF환율 장중 1185원..뉴욕증시 1만선 턱걸이</B>주말 역외 NDF 환율은 장중 1185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2.0/1175.0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쳤다. 이는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1.0원을 감안하면 전일현물환 종가(1169.9원)대비 2.1원 오른 수준이다. 원·달러 1개월물은 장중 저점 1172.0원, 고점 1185.0원에 거래됐다. 마감무렵 달러·엔은 89.25엔, 유로ㆍ달러는 1.3678달러를 기록했다.주말 뉴욕증시는 간신히 1만선을 지켰다. 그리스 파업 돌입과 포르투갈 긴축 재정 가능성 등이 악재로 작용했지만 고용지표 개선 덕분에 반등세를 유지했다. 미국의 지난 1월 실업률이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주말 G7회담에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재정적자 확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유럽발 금융위기와 관련해서는 EU의 지원에 따른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B>외환당국 "유럽 영향 제한적"</B>당국은 황급히 유럽사태의 국내 전이를 막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정부는 7일 긴급회의를 열고 "일부 유럽국가 재정위기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재정 상황이 건전해 외부 충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며 상황을 24시간 감시해 필요하면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주 국내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유럽을 비롯해 국내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어떤 코멘트를 내놓을지가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13일부터 15일간 설연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주후반으로 갈수록 국내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플레이가 제한될 수 있다. 뉴욕시장에서는 특히 소비지표에 주목할 듯하다. 오는 11일 미국 1월 소매판매와 오는 12일 발표될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호재를 찾는 시장참가자들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단 원·달러 환율 1180원대 중반까지 열어둔 상태다. 더 위쪽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위기설이 분분한 상황에서 조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섣불리 먼저 달러 숏 플레이를 하려는 시장참가자는 없어 보이지만 환율이 단기 급등한 만큼 호재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B>외인주식순매도, 역외숏커버 관건</B>다만 환율이 급등한 만큼 다시 원화가 달러와 다른 독립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보이고 있어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주식 순매도 상황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거래일 순매수, 2거래일 순매도를 나타냈다. 규모 역시 1944억원 순매도 상태로 그리 크지는 않다. 그러나 유럽발 악재로 순매도가 촉발될 경우 원·달러 환율에는 상승 재료로 작용할 듯하다. 아울러 연초 포지션으로 원화 강세에 베팅했던 역외투자자들 중 일부 리얼머니의 경우 숏커버를 마치지 못한 경우가 있어 증시 동향에 따른 역외 숏커버 가능성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내다봤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두바이 사태와 달리 그리스 사태의 영향은 좀 더 오래 진행될 수 있어보인다"고 "조선업체들의 그리스 관련 익스포저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유럽 관련 리스크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중은행 및 외은지점의 이번주 원·달러 환율 전망.
A외은지점 위아래 다 열려있는 장으로 봐야 한다. 아직 유럽 불안감의 파급효과가 계속되지 못하고 주식시장도 약한 모습이다. 당분간 회복세가 되기 어려워보여 강보합 내지 상승 쪽으로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수급도 마찬가지다. 리얼머니들이 아직 숏커버를 안한 만큼 미국 주식이 더 안좋아져서 숏커버가 나올 경우 주식 연관성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본다. 이번주 예상범위는 1150.0원~1180.0원
류현정 씨티은행 부장 주식시장 움직임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시장이 베어마켓 분위기에 들어온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당분간 리스크 관리 모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위로 1190원선까지 염두에 둬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 이번주 예상 범위는 1150.0원~1180.0원.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존 적자문제가 나오면서 유로화는 가급적 덜 사자는 분위기다. 역외매수가 지난주 숏커버성으로 나왔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위험한 범주가 아닌만큼 단기 환율 상승에 한계가 있을 듯하다. 국내 로컬 기업들이 보유한 외화예금으로 포지션 처분을 많이 할 것으로 보이며 관건은 역외가 스탑을 얼마나 할지가 주목된다. 손절성 왕복달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레벨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번주 예상 범위는 1155원~1178원.
박재성 우리은행 외환딜러 유럽발 공포가 가중되면서 환율이 쉽게 빠지지 않을 듯하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했던 부분이 순매도로 돌아설 경우 외환시장에서 매수재료로 될 수도 있을 듯하다. 한국 CDS프리미엄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 자금이 이탈할 경우 환율이 오를수 있어 보인다. 이번주 예상범위는 1140.0원~1185.0원.
고윤진 국민은행 외환딜러 지난주 숏마인드가 강했음에도 환율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로 인해 급등속도가 빠르게 나타났다. 유로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주 예상 레인지는 1160.0원~1180.0원.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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