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인도)=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오후 총리 관전에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갖고 정치, 경제, 문화적 협력방안 등을 제시했다. 지난 1월 한·인도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발효 이후 심화돼온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한 것. 특히 기존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외교·안보는 물론 지역·국제문제와 인적교류 확대 등으로 양국 협력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거리는 멀지만 한국과 인도는 정서적으로 가까운 나라였다. 고대 역사에서부터 교류가 시작돼 근현대사에서는 두 나라 모두 독립과 민주주의의 역사를 일궈냈다"면서 "오랜 역사를 통한 협력 공감대로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이며 실질적인 협력의 성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관계 한 단계 격상한국과 인도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양국관계를 격상시키는데 합의했다. 이는 지난 2004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기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국 관계 협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킨 것. 한국은 인도의 9번째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합의로 주목되는 분야는 정치, 외교안보 분야 협력이다. 양국 외교안보 대화의 수석대표를 외교부 차관급으로 격상한 데 이어 고위급 국방인사의 정기적 교류를 통해 국방분야 대화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방산분야 협력은 양국 관계 진전 여부에 따라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첨단 국방과학기술을 지니고 있고 한국은 기초방산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방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양국 협력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산분야 협력이 가시화될 경우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공군훈련기 교체사업에 한국산 기본훈련기인 KT-1 도입이 이뤄질 지 여부가 관심이다.
◆한·인도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기대효과한국과 인도의 CEPA 체결은 양국 모두에게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로서는 브릭스(BRICs)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이며 인도에게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다. 인도는 현재 스리랑카, 싱가포르, 태국 및 ASEAN과 FTA를 체결한 상태다. CEPA 발효를 계기로 양국간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이미 지난 2004년 설정한 교역 목표액(2008년 100억달러 달성)을 조기 달성한 데 이어 CEPA 발효를 계기로 오는 2014년까지 교역량 3백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데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올 하반기 중 양국통상장관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이행상황을 점검할 것을 제안했다. 양국 모두 IT 강국이라는 점도 경협 확대 가능성을 밝게 한다. 인도와 한국이 각각 IT 소프트웨어와 첨단 IT 제조업(하드웨어) 분야에서 가진 강점을 토대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 전세계의 IT 공장으로 불리는 인도에서 IT 산업은 연평균 30%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포춘지 선정 500개 기업중 400개 이상의 기업이 인도에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탁했을 정도다.
◆한·인도 원전 협력 강화의 모멘텀 마련 이 대통령의 이번 인도 국빈방문과 정상회담은 원전 분야에서 양국 발전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현재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 차원에서 원전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인도는 현재 총 17기의 원자로 (설비용량 4120MW)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6기(3160MW)를 건설 중이고 앞으로 6만3000MW급 발전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가로 추진 중이다. 지난 연말 원전 선진국을 제치고 UAE 원전수주의 쾌거를 달성한 우리나라로서는 인도는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한국 원전의 경쟁력이 이미 국제적으로 입증됐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 대통령은 양국 원전협력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원자력 협정 협상을 조속한 시일 내에 개시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총동원했다. 이 대통령이 만모한 싱 총리 등 인도 지도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원전 협력이 보다 가사화될 수 있는 것.
◆포스코 제철소 프로젝트 지원 등 도우미 역할 자처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포스코의 오리사주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인도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해 12월 제철소 부지 사용승인이 획득됐지만 탐사권 등의 승인 획득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 프로젝트는 양국간 산업협력의 모델일뿐 아니라 인도국민경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총 투자비 120억 달러에 해당하는 포스코 인도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최대 해외투자사업인 동시에 인도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다. 한국과 인도 정상은 이밖에 사회문화 협력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강화도 다짐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주창한 신아시아 외교의 방점을 찍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과 CEPA 발효를 계기로 한층 가까워진 양국 관계 발전에 걸맞게 다양한 분야로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 양국 정상은 민간 및 문화교류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2011년을 인도내 한국의 해, 한국내 인도의 해로 지정하는데 합의했다. 국제무대 협력과 관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 협의체에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오는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핵 비확산, 유엔 개혁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뉴델리(인도)=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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