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2010] 대한민국 홍보에 나선 젊은 전사들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형과 나는 중학교 3학년 쌍둥이에요.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데 교과서는 누나가 물려준 책 한 권 밖에 없어요. 시험공부를 할 때면 책 때문에 싸우는 일이 종종 생길지도 모르겠어요."라오스의 쌍둥이 형제 떼네캄과 양리의 사정은 1950년대의 우리나라를 연상케 한다. 라오스의 중ㆍ고등학교 교과서 보급률은 20%에 그치고 있다. 그래서 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나섰다. 인쇄기 등을 지원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70여만권의 교과서를 제작해 보급했다. 때문에 라오스의 중학교 국어 교과서ㆍ고등학교 13개 교과서에는 뒷편에 라오스 국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인쇄돼 있다. 라오스 중ㆍ고교생은 학창시절을 태극기와 함께하는 셈이다.KOICA는 현재 전세계 43개국에 1400여명의 단원을 파견,해당 지역 사람들을 가르치고 우리나라와 이들 나라간의 교류를 증진시키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이를 테면 한국 홍보의 최일선에 서 있는 셈이다.단원들은 과학과 수학교육, 유아교육, 농경제, 농기계, 수산양식, 임업, 지역사회개발 등의 전공자들이다. 최고령자는 지난해 튀니지에 파견돼 건축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봉규 단원. 1939년생이니 올해로만 70세다. 최연소 파견기준인 만20세 단원도 8명이나 된다. 무려 50년의 나이차가 있다.이들은 기본 2년의 기간에 낯 선 오지에서 살아야 한다. 교통사고를 우려해 원칙적으로 오토바이나 자동차 운전도 금지돼 있다. 이들은 철저하게 봉사해야 한다.'대가'는 없다. 정부는 KOICA의 활동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코이카가 지출하는 무상원조 예산을 지난해 3575억원에서 올해는 4270억원으로 19.4%나 올렸다. 앞으로 이 예산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만큼 국민순소득(GNI)의 0.09%인 ODA 예산을 2015년까지 0.25%로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KOICA의 봉사활동은 우리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 국제회의 유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국제기구에서 발언권을 높이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무시할 수 없는 '중견 국가'의 위치를 얻는 데 KOICA의 봉사와 이를 통한 관계개선은 기초가 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4강에 둘러싸인 우리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선택이다.KOICA에 거는 정부의 기대는 매우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1일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제3차 보고회의를 코이카 성남 본부에서 열었다. 이 대통령은 보고회의 기조발언에서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시점에 국가브랜드 보고회의가 코이카에서 열린 것이 뜻깊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해야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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