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챔프' 등극.'야생마' 양용은(37ㆍ사진)의 PGA챔피언십 제패는 한국은 물론 지구촌 골프계 전체를 뒤흔든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기록됐다. 양용은은 특히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역전우승을 일궈내 엄청난 이변을 일궈냈다. 양용은은 이로써 '탱크' 최경주(39)가 개척한 '꿈의 무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메이저우승을 완성하며 한국프로골프사에 새 장을 열었다.양용은은 사실 2006년 12월 유러피언(EPGA)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이미 우즈를 꺽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충분한 저력이 있었다. PGA투어에서는 실패를 거듭하다 '지옥의 레이스' 퀄리파잉(Q)스쿨을 거쳐야 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이는 또 새로운 경험으로 축적됐다. 양용은은 이를 토대로 3월 혼다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신고하며 '이기는 법'을 배웠다.그리고 마침내 8월17일 PGA챔피언십 최종일경기. 양용은은 우즈와 챔피언조에서 맞붙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드라마틱한 승리를 연출했다. 양용은은 접전이 한창이던 14번홀(파4)에서는 칩 샷 이글을 솎아내며 기염을 토했고, 18번홀(파4)에서는 우승을 자축하는 버디를 곁들이며 포효했다. 우즈의 '역전불패' 신화가 산산조각나는 순간이었다.전세계 언론들은 이때부터 양용은의 잡초 같은 승부근성에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했다. 아마추어시절부터 무명의 길을 걸었던 양용은은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와는 거리가 멀었고, 프로데뷔 역시 1996년 턱걸이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 진입해 이듬해인 1997년에는 상금랭킹 60위에 올라 간신히 투어카드를 유지할 정도로 초라했다. 양용은은 그러나 '가시밭길'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찬밥을 물에 말아 먹으면서도 혹독한 연습과 대회 출전에만 전념했다. 양용은은 2002년 SBS최강전 우승으로 형편이 조금 나아졌지만 곧바로 일본프로골프(JGTO)투어로 자리를 옮겼다. 최경주를 역할모델로 삼아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가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2004년 선크로렐라클래식 등 2승을 수확하며 서서히 진가를 발휘한 양용은은 2005년과 2006년 각각 1승씩을 더하자 마지막 목표인 PGA투어를 위해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졌다. 이번에도 물론 평탄한 길은 아니었다. HSBC챔피언스 우승으로 'PGA투어 직행티킷'을 따냈지만 대회 출전 수가 적어 다양한 코스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았다. 양용은은 결국 Q스쿨을 통해 다시 일어섰다.양용은의 '메이저챔프' 등극은 PGA투어 상금랭킹 10위(348만9516달러)와 세계랭킹 31위라는 '신분상승'으로 이어졌다. 양용은은 이제 4대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서 '골라서 출전하는' 챔프의 특권과 함께 움직이면 초청료를 받는 정상급 스타의 자리를 굳혔다. 국내 팬들은 2010년 양용은의 '또 다른 비상'을 고대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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