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배우 허이재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이미지가 있다. 그는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여전사'를 연상케 하는 복장으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배우들이 앞 다퉈 '여신'으로 변신하는 영화제에서 '전사'로 변신했던 전력(?)을 남긴 만큼 실제로 만나 본 허이재는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저는 밖에 막 돌아다녀요. 주변에 관심이 없어서 불편한지도 몰라요. 저랑 같이 다니는 사람들은 주위에서 알아보니까 불편하신 것 같더라고요. 제가 눈치가 좀 없고 그래요."어린 시절부터 내성적이었던 그는 여전히 인간관계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어릴 때부터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데뷔하고 나서 마음을 잘 열게 됐죠. 고등학교 때만 해도 친한 친구 몇 명하고만 얘기하고 심하게 내성적이었어요. 어릴 적에 찍은 사진들을 보면 어깨를 움츠리고 찍은 사진들뿐이에요. 중학교 때는 일부러 활발한 척도 해봤죠. 지금도 속으로 파고드는 성격은 여전해요."그런 그가 새 영화 '걸프렌즈'에서는 보이시하고 친근한 성격의 보라로 변신했다. 한채영 강혜정 등 여자 선배들과 함께 오랜 기간 촬영을 하면서 눈치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벌써 정이 들었는지 은근슬쩍 언니들의 칭찬을 늘어놨다."제일 막내고 하다 보니 언니들 눈치를 봤던 것 같아요. 사소한 것들 있잖아요. 영화적인 불만 같은 것부터 밥을 먹을 때 메뉴까지 조용히 말 안하고 있다가 언니들이 하자는 대로 했죠. 채영 언니는 도도해 보이지만 의외로 재밌고 귀여워요. 혜정언니는 터프한 성격이죠. 연기적으로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너 이렇게 할 거야? 그럼 내가 이렇게 해줄께' 이러면서 리허설 때 조정을 해 주세요. 배려를 해 주는 게 쉽지 않은데 정말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청일점'인 배수빈과도 많이 친해졌다. "수빈 오빠는 정말 착하고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에요. '같이 차 마시고 싶은 남자' 스타일인데요. 오빠는 정말 뭐든지 성실하고 열심히 하세요."
그는 좋은 선배들과의 작업을 즐거운 기억으로 떠올렸다. '걸프렌즈'에서는 진호(배수빈)를 두고 송이(강혜정) 보라(허이재) 세진(한채영) 세 여자가 연적 관계다. 이 작품에서 그는 보라를 연기하며 캐릭터의 말투부터 행동까지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전했다."제가 회사에서 선택해 주는 작품을 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에요. 이번 작품은 캐릭터에 끌린 케이스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보라는 한눈에 잘 드러나는 성격은 아니에요. 말투에서 행동까지 정해져 있는 것보다 만들어가는 느낌이었죠. 어렵지만 보람 있었어요."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좀 '싸가지'없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귀띔했다. "태어날 때부터 못된 그런 전형적인 악역말고요. 상황이 사람을 못 되게 만든 그런 것 있잖아요. 악하게만 보이는 캐릭터가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는 곰인데 알고 보면 여우같은 그런 무서운 여자 있잖아요. 그런 역할 해보고 싶어요."범상치 않은 캐릭터의 허이재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우리 곁을 찾아올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한편 그가 출연한 영화 '걸프렌즈'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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