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뒤집어보기] <5>현대차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2009년은 현대차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한단계 도약하는 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 '빅3'가 몰락한 틈을 비집고 미국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이 덕에 증시에서도 10만원대 고가주 대열에 합류했으며 증권사들의 장미빛 전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대차지만 해외 법인투자 및 지분법 이익비중 등 일부 항목은 '옥의 티'다. 특히 증권사 보고서를 통해 자주 언급된 해외 법인투자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선 지난 3월 공시한 2008년 연결재무제표가 전부인 탓에 현황과 관련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해외투자 리스크= 지난해 하반기 부터 현대차는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5.5%까지 해외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부채비율 역시 크게 늘었다. 한국신용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2008년말 부채비율은 국내 법인의 경우 101%로 타사대비 양호한 편이지만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은 220%로 2배이상 차이가 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연결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증가한 것은 10개 이상 종속법인의 수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해외 종속법인들의 자산확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투자를 확대해 시장 개척에 힘쓰는 부문은 의미있지만 자칫 해외 법인의 재무적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모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신영증권의 산업전망에 따르면 현대차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시장개척비로 지난해 5714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1조58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던 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한신원은 분석했다. 생산량조절과 관련한 매출액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것 외에도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초과 이익을 주요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했기 때문이라는 것. 2008년 4분기 현대차의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은 9282억원이었지만 2009년 1분기에는 4901억원을 기록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완성차 수출금액은 2조9938억원으로 2008년 4분기 대비 55%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분법이익 비중 대폭 증가= 실적 부분에 있어서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등 계열사로 인한 지분법이익이 지나치게 높아진 점도 '옥의 티'로 지적됐다. 현대차의 올해 지분법이익은 1분기 -150억원, 2분기 2860억원, 3분기 5469억원으로 큰 폭의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순이익도 1분기 2250억원에서 3분기 9792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지분법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7%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차 조사협력팀 관계자는 "현대차가 투자한 계열사 등이 이익을 내면 지분만큼 자연스럽게 현대차의 순이익에 잡힌다"며 "회계상의 이익일 뿐 실제로 영업을 잘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현대차의 3분기까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7%이상 감소하고 매출액은 4.8%감소했다. 현대차 조사협력팀 관계자의 주장이 전혀 근거없는 게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대해 현대차 조사협력팀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가 불황 속에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환율효과, 정부지원 등 일시적인 외부효과 때문"이라며 "유가상승 환율하락 등에 대비하고 친환경차 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등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부채비율= 대차대조표상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는 지불능력에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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