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영원한 일등은 없다 <상>꼴지들의 유쾌한 반란[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 최근 36.5도짜리 위스키를 선보인 수석무역은 지난 3년간 '다윗 프로젝트'를 남몰라 준비해왔다. 다윗 프로젝트의 핵심은 위스키 시장의 '골리앗'인 디아지오, 페르노리카를 이길 비책을 마련하는 것. #2. 포스트와 켈로그라는 두 외국 브랜드가 98%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시리얼 시장에서 웅진식품이 신제품 출시 3주 만에 매출 6억 원을 돌파하는 등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3. 한때 촌스러운 술로 천대 받던 막걸리가 '명품주' 반열에 올랐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이처럼 막걸리가 새로운 소비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막걸리 제조업체들의 매출 또한 급증하고 있다.
유통가 꼴찌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그동안 열세였던 업체들이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과 함께 업계의 '주류(主流)'로 떠오르고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막걸리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싸구려 술'로 홀대받던 막걸리는 최근 우리 사회의 새로운 소비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술 시장에서 열세에 놓여있던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밀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 5월 '생막걸리'를 출시한 이후 1억 원 정도였던 막걸리 매출이 6월 3억5000만원에서 11월 20억 원 선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국순당 전체 매출에서 막걸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 정도에 불과했지만 올해 15%로 급성장했다.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국순당 측은 보고 있다. 국내 위스키시장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4대 위스키업체 가운데 꼴찌인 수석무역이 바로 그 주인공. 수석무역은 지난 24일 국내 최초로 40도의 벽을 깬 위스키 '골든블루(GOLDEN BLUE)'를 소비자 앞에 선보였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매출 1000억 원, 시장점유율 8%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는 1조2000억 원으로 글로벌 대기업인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가 각각 34%와 31%로 양분하고 있다. 이어 롯데칠성이 18%, 수석무역이 5%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시장점유율이나 회사 규모로 보면 수석무역은 타 업체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수석무역은 이번 36.5도짜리 위스키를 통해 국내 위스키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년간 '다윗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주류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수석무역의 의지인 셈이다. 외국계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국내 시리얼시장에서도 파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웅진식품의 대표브랜드 '아침햇살 시리얼 제품은 3주 만에 매출 6억 원을 돌파하는 등 그야말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웅진식품 시리얼 제품의 성장세가 실로 놀랍다는 평가다. 국내 시리얼시장은 2007년에 비해 약 17% 성장하며 지난해 기준으로 2000억 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현재 포스트와 켈로그라는 두 외국 브랜드가 98% 이상을 점유하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웅진식품의 가세로 2강 체제에서 3파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업계에서도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1460여개의 매장을 보유해 업계 4위인 바이더웨이가 매물로 나온 가운데 5위인 미니스톱(10월 말 현재 매장 1178개)의 인수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업계 1위는 보광훼미리마트로 46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2위와 3위는 GS25와 세븐일레븐으로 매장수는 각각 3800여개, 2200개다. 미니스톱이 바이더웨이를 인수할 경우에는 중위권 싸움이 한층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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