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ER, 녹색에너지의 미래 비전 핵융합 기술확보 기회로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기고

이경수 소장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고유가로 대표되는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로 상징되는 '지구환경' 위기가 동시에 인류를 위협하는 '에너지-기후변화 시대(Energy-Climate Era)'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전 세계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키워드로 '그린'을 선택하고 녹색기술 개발을 기반으로 한 녹색성장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각국의 녹색 성장 전략의 주요 항목 중 하나가 인류의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녹색 에너지'의 개발이다. 그 중 무한하고, 깨끗하며 안전한 에너지로 기후변화와 에너지자원 고갈 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핵융합 에너지'의 개발은 전세계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대표적으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주요 선진국들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사업이 있다. ITER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선진국이 달성한 핵융합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핵융합 발전의 실현을 검증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ITER에 참여하는 7개국은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라는 인류의 번영을 약속할 막중한 과제 해결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십 수년 전만 해도 핵융합 연구의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가 ITER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발전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제 우리나라가 미래 에너지원 개발을 위한 거대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얼마 전 프랑스에서 열린 ITER 이사회에서 우리나라는 ITER 사업의 주요 현안 사항 및 정책 방향 설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회원국들의 이해관계를 중재하는 등 주도국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확인했다.이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핵융합 장치 'KSTAR'의 성공으로 확보한 핵융합 연구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 할 수 있다. 'KSTAR'의 경험과 기술력이 ITER 사업의 성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회원국들의 기대가 반영된 셈이다. 이같은 주요 국제 공동프로젝트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국가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동시에 녹색기술 주도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는 효과가 있다.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시대에서 기술을 중심으로 한 '지식 에너지' 시대로 변화를 앞둔 지금, ITER 사업은 대표적인 '지식 에너지'인 핵융합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나라가 ITER 사업의 최고 수혜자가 되기 위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gslee@nfri.re.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보과학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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