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연말연시가 다가올수록 온라인 세상에는 한숨 소리가 늘어간다. 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하는 '솔로'들의 외로움 때문이다. '솔로'와 '커플'을 가르는 신조어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것도 이맘 때의 특징 중 하나다.우선 '솔플'이라는 말이 있다.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되는 말로 '혼자 게임을 플레이 한다'는 의미를 줄여 표현한 것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오프라인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누군가 눈치 없이 "이번 크리스마스에 뭐 할 예정이야?"라고 묻는 다면 "솔플 할거야"라고 대답해주면 된다.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다면 주문처럼 '솔로천국커플지옥'을 되내여 보자.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진 이 저주에는 '솔로'로 이 겨울을 꿋꿋하게 보내고야 말겠다는 고행의 신념이 담겨있기도 하다.매년 반복되는 고행은 작은 성과를 안겨주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이를 '사리'라고 장난삼아 부르고 있다. 큰스님을 화장해야 얻을 수 있는 '사리'가 아니다. '커플'에 치여 오랜 시간 숨 죽여 컴퓨터 앞에서 수행을 한 이들에게도 '사리'가 생긴다. 이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움을 이겨낸 '의지'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묵묵히 견디는 외로움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남 잘되는 것은 못 보겠다는 굳건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솔로들은 이들의 용기를 기려 'CCC'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이는 '캠퍼스 커플 커터'를 줄인 말이다. 이 신조어에서는 신성한 배움의 전당인 캠퍼스에서 '염장질'을 일삼는 자들을 훼방 놓고야 말겠다는 숭고한 뜻이 느껴진다.'커플부대'와 '솔로부대'의 대립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급기야 '솔로'들은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꿈꾸기도 한다. 이들을 '솔로레타리아'라고 부른다. 네티즌들에 따르면 이 말은 '프롤레타리아'에서 파생된 것으로 솔로 공화국의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한다. 모든 커플 앞에서 당당하기를 바라는 '솔로레타리아'들의 결사체는 날이 추워질수록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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