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린 기자]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후속곡 '싸인'으로 '브아걸 열풍'을 잇겠다는 각오다. 골반을 살랑살랑 흔드는 시건방춤에 이어 부채로 온 몸을 톡톡 두드리는 마사지춤으로 벌써 눈도장도 확실히 받아뒀다. '제2의 빅마마'라는 보컬그룹으로 데뷔해, 소녀시대와 경쟁하는 걸그룹으로 성공한 독특한 행보의 브아걸은 "하고 싶은 걸 했을 때 가장 반응이 좋았다"고 성공비결을 풀이했다.
# '아브라카다브라', 잘 될 줄 몰랐다음원 수익만 100억원을 거둔 지난 여름의 메가히트곡 '아브라카다브라'는 사실 브아걸의 실험에 가까웠다. 대중적인 성공은 어렵겠지만, 노래가 너무 좋아 밀어붙인 케이스. "정말 잘될 줄 몰랐어요. 노래는 정말 좋은데, 대중이 받아들이기엔 난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안무도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죠.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막 따라추길래 괜찮긴 한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어요."(제아)그냥 하고 싶은 걸 하는 브아걸의 뚝심은 그동안의 독특한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보컬그룹으로 시작해 갑자기 일레트로닉 음악에 도전한다는 것은 쉽게 생각해볼 일이 아니다. "1집 때는 여성 알앤비가 잘됐기 때문에 성적이 나쁘진 않았어요. 그런데 2집에서 아픔을 맛봤죠. 잘 안됐어요. 그래서 우리가 하고 싶던 일레트로닉을 해봤거든요.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죠. 그런데 그때부터 반응이 다시 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우리가 원하는 걸 하면 잘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아브라카다브라'도 밀어붙일 수 있었죠."(제아)
# 하루 스케줄 7개···눈코 뜰 새 없었던 여름'아브라카다브라'가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브아걸은 지난 여름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냈다. 하루에 비행기를 몇번씩 타고 가끔은 사이렌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지방 곳곳의 무대를 누볐다. 매니저가 먼저 실신했고, 가인도 결국 쓰러졌다. "제가 쓰러지다니, 정말 처음이었어요. 서울-부산 왕복을 몇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그래도 며칠 쉬니까 금방 낫던데요. 지금은 멀쩡해요."(가인)
브아걸에게 뜨거운 러브콜을 보낸 것은 음악 무대뿐만이 아니었다. 가인은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 출연하며 배우 신고식을 치렀고, 나르샤는 KBS 걸그룹 리얼리티쇼 '청춘불패'에 합류했다. 브아걸 모두가 함께 예능 프로그램 출연한 횟수도 상당했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모니터로 볼 땐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기술시사때 스크린에 내 얼굴이 가득 나오는 걸 보고는 쭈그려 앉아 고개를 푹 파묻었어요. 콧구멍이 이만한 거예요.(웃음) 민낯으로 나와서 저인지도 몰랐다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가인) "'청춘불패'하면서 순발력을 많이 기르고 있어요. 특히 김신영씨가 방송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워요. 최대한 솔직하게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나르샤)
# 멋지고 시크한 여성이고 싶다솔직함은 브아걸의 최대 강점이다. 이들 중 세 멤버는 최근 실제 나이가 29살임을 밝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데뷔 초기에 소속사에서 대학생 같은 풋풋함을 강조하려고 나이를 두살만 속이자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는 별로 동의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죠. 정말 활동하는 내내 실제 나이를 말하고 싶어서 혼났어요. 이번에 제대로 밝히게 돼서 진짜 속이 다 시원해요."(제아) 이들은 데뷔 초기 다소 통통했던 사진들도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네티즌과 한껏 '친근'해진 상태이기도 하다. "우리도 옛날 사진보면 '빵' 터져요. 참 귀엽죠.(웃음) 특히 직장 여성들이 우리를 되게 좋아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질감을 느끼시나봐요. 브아걸은 예쁜 그룹이 아니라 멋지고 시크한 여성들이었으면 좋겠어요."(제아)"우리의 그런 이미지가 좋아요. 처음부터 우린 노래하려고 모인 그룹이니까. 예쁜 척은 안 어울려요. 지금은 퍼포먼스에 많이 포커싱 되고 있는데, 조만간 또 우리의 음악성을 보다 많이 보여드릴 기회가 있겠죠.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 맘껏 할 예정이예요."(미료)브아걸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별활동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벌써 드라마, 영화 시나리오는 잔뜩 쌓인 상태. 예능 프로그램 러브콜은 물론이고, 각종 가수들로부터 피처링 제의도 봇물이다. 제아는 뮤지컬 배우 데뷔에도 욕심내고 있다. '멋지고 시크한 걸그룹' 브아걸의 행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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