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우리의 전통술 막걸리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청와대 공식 건배주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항공사 기내 서비스 영역까지 진출하는 등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막걸리의 화려한 변신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막걸리 사랑이 녹아있다. 청와대에서 열리는 주요 외교행사에서 막걸리를 공식 건배주로 채택하는 등 우리 술 막걸리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막걸리는 최근 대통령의 외교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식 건배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정상간 오찬, 만찬 등에서 공식 건배주로 사용되는 와인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
사진제공=청와대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 초청다과회에서 막걸리 칵테일이 공식 건배주로 사용됐다. 막걸리에 각종 술을 섞은 칵테일이 와인 잔에 제공돼 외교무대에 어울리게 화려하게 변신한 것. 대통령의 공식 외교행사에서 막걸리가 건배주로 사용되는 것은 쌀 소비 촉진을 강조해온 이 대통령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쌀 막걸리, 쌀국수 등 쌀 가공식품의 활성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의 파고에 맞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이 대통령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문제다. 이날 다과회에서 사용된 막걸리는 주한 외교사절들의 입맛과 취향을 고려해 퓨전 형태로 제공됐다. 에스프레소를 넣은 갈색 막걸리, 요구르트를 넣은 미색 막걸리, 복분자를 넣은 보라색 막걸리, 파인애플을 넣은 황색 막걸리, 블루큐라소와 오렌지 주스를 넣은 녹색 막걸리 등이 각각 제공된 것. 각국 대사와 국제기구 대표 등 270여명이 참석한 다과회에서는 막걸리 칵테일을 비롯해 김치, 갈비구이, 각종 전, 떡볶이 등의 한식도 제공됐다. 이 중 궁중 떡볶이, 잡채, 녹두전, 쇠고기버섯산적, 배추김치 등은 현장에서 조리 과정이 시연돼 참석자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막걸리와 음식을 권하며 "완전히 막걸리 국제 홍보팀의 팀장이 됐다"며 막걸리 사랑을 과시했고 주변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막걸리를 선전하는 거 같다. 막걸리 맛이 좋다"며 우리 술에 대한 홍보를 멈추지 않았다. 막걸리 고유의 맛과 향을 주한 외교사절들을 통해 전 세계로 홍보한 것. 막걸리가 청와대 공식 건배주로 사용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9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방한 당시 정상오찬에서도 고구마 막걸리가 공식 건배주로 사용됐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 부인 미유키 여사는 이날 상춘재에서 이 대통령 내외가 주최한 오찬에서 한국 사랑을 과시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오찬 중간 와인이 한 번 제공됐지만 "와인은 됐다. 막걸리로 계속 식사를 하겠다"고 밝힌 것. 하토야마 총리는 오찬에서 한식 등을 즐겼고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차례로 맛보면서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막걸리는 국내외의 인기를 바탕으로 항공사 기내 서비스에도 진출했다. 아시아나항공(대표 윤영두)은 16일부터 업계 최초로 한국, 일본 전 노선 기내에서 쌀 막걸리를 서비스한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전통 발효주인 막걸리는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다고 알려져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글로벌 항공사로서 한식문화 확산과 쌀 소비 확산에 일조하기 위해 기내 쌀 막걸리 서비스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국내외에서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막걸리의 세계화를 위해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제5차 G20(주요 20개국) 원상회의에서도 막걸리를 공식 건배주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 8월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해 G20 정상회의에 막걸리를 내놓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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